윤석열 대통령 "사과한다"···무엇을?
11월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담화를 전격적으로 발표했고 또 전과는 다른 형식으로 진행하겠다, 질문도 다 받겠다고 해서 많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제와 시간을 한정하지 않겠다고 했기에 그간 무수히 나온 의혹들에 대한 것들이 좀 밝혀질 것인가가 관건이었죠.
일단 기자회견에 앞서 담화를 통해 임기 절반을 지날 동안의 소회와 남은 임기 절반에 관한 계획을 얘기했고요. '제 주변'이라는 단어로 모두 다 본인의 불찰이라고 했습니다. 자리에 앉았다가 일어서서 상체를 굽히며 사과했습니다.
담화 발표 이후 기자회견에서는 기자들의 질문으로 좀 더 다뤄졌는데요.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명태균 씨와 공천개입, 김건희 여사 의혹과 특검 이렇게 크게 두 가지만 좀 살펴보면요.
"명태균 씨 관련 의혹 '없다'"
먼저 꼬리에 꼬리는 무는 녹취 공개로 공천 개입에 여론 조작 의혹으로까지 번진 명태균 씨 사태와 관련해서는 “명태균 씨와 관련해서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또 감출 것도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당선인 신분일 당시 공천에 개입할 수도 없고, 당시는 고3보다 더 바빠 그럴 시간도 없었다면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아니라고 사실상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 선거에 도와준 사람들이 있고, 그들에게 수고했다거나 고맙다는 얘기를 한 정도이지만, 매사에 신중하게 처신하지 못한 것은 무조건 잘못이라고 했습니다.
배우자 특검은 '강한' 거부
여러 의혹, 특히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지금 야당이 특검을 추진 중인데, 이에 대해서는 강하게 불편한 기색을 보였습니다. 말하면서 쓴 단어부터 단어가 강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특검법은 사법 작용이 아닌 정치적 선동이라면서 대통령과 여당이 반대하는 특검 임명 자체가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고 했고요.
국회가 특검을 결정하고, 방대한 수사팀을 꾸리는 나라는 없다며 삼권분립에 위배되고, 어떤 사건을 어떤 검사에 맡길지는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 행정권의 고유한 부분이라고 했습니다.
또, 2년 넘게 수사 인력 수백 명이 투입돼서 수사했고, 혐의가 나오지 않았다며 추가 수사가 불필요하다고도 하면서 인권유린, 일사부재리라는 표현도 썼습니다.
여야, 엇갈린 평가
아내에 대한 사랑이나 변호 차원이 아니라고 했지만 ‘죄를 지었기 때문에 특검을 반대하는 것’이라던 특검 출신 대통령의 모습과는 참 다르네요. 평가가 엇갈렸습니다.
민주당은 담화와 기자회견에 대해 무능력, 무책임, 무대책을 재확인했다며 국민을 저버리고 김 여사를 택했다며 혹평했습니다.
조국혁신당은 "국민 속 터지는 동문서답이었다"며 탄핵의 필요성만 더 키웠다고 했습니다.
국민의힘 친한계도 참담하다, 수준 이하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진솔하고 소탈하게 말했고, 변화의 의지를 보였다며 호평했습니다. 그러면서 야당은 한순간도 정부와 여당에 긍정적인 평가를 하지 않는다면서 정쟁으로 국회를 몰아가지 말고 민생과 안보를 챙기자고 했습니다.
국민의 평가는?
생중계를 본 국민의 평가는 어떨지 궁금한데요. 기자회견을 하는 당일에도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를 기록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1월 4일에서 6일 사이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 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9%였습니다.
직전 조사인 2주 전과 비교해 3%P 떨어졌고요. NBS 조사 기준으로 국정 지지율이 20% 아래로 내려앉은 것은 취임 후 처음이었습니다.
TK가 더 싸늘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우리 지역 신문기자가 묻기도 했는데, 이런 낮은 지지율에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이 더 싸늘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갤럽이 시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0월 마지막 주 대통령 긍정 평가가 19%로 윤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보수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대구·경북 지지율이 18%로 평균보다 1%P 더 낮게 나왔는데요. 대구·경북 지지율이 10%대를 기록한 것도 현 정부에서 처음이었습니다.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10월 마지막 주 대통령 긍정 평가가 전주보다 떨어졌는데요. 연령별로 보면 '70대 이상'에서 전주보다 6.1%P 떨어지고, '60대'에서 3.8%P 떨어지는 등 노년층 여론이 싸늘해졌습니다.
여러 의혹에 대해서 기자회견을 통해 구체적인 답변, 의정 갈등 등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고, 그런 것들이 나올지 관심이 쏠렸는데요. 충족이 됐을지는 이후에 발표되는 여론조사를 보면 알 수 있겠죠.
물론,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축구선수나 야구선수가 전광판 보고 운동하면 되겠나, 전광판 안 보고 공만 보고 뛰고 공만 보고 때려야 한다"는 얘기를 선거 때부터 계속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되는 데 대구·경북 지역의 절대적인 지지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얼마나 아꼈으면, 얼마나 실망이 크시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지지율을 올리는 복안, 꼼수 같은 것은 쓸 줄도 모르고 체질에도 안 맞는다면서 변화와 쇄신, 더 유능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는데요.
글쎄요. 지지율이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국민들이 보내는 의견 아니겠습니까? 변화와 쇄신 중에는 '공감'도 필요해 보입니다.
초접전 없었던 미 대선
많은 언론, 여론조사가 초박빙일 것으로 예측했지만 사실상 너무나 명료한 트럼프 승리로 끝났고, 민주당과 해리스 부통령의 '유리천장' 깨기는 이번에도 실패했습니다.
공화당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는데요. 한번 재선에 실패했다가 다시 당선된 '징검다리' 재선은 132년 만이라고 합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한 주에서 유권자의 표가 한 표라도 많으면 그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독식 방식인데요.
미국에서는 정치적 성향이 뚜렷하지 않은 부동층 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빙을 보인 애리조나 등 7곳을 경합 주로 꼽고, 이곳을 승부처로 봤는데 경합 주에서 트럼프가 해리스보다 득표를 더 많이 해 이곳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모두 확보했습니다.
국내에 미칠 영향은?
취임은 2025년 1월 중순입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 세계의 눈이 쏠리는 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정치,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죠. 그 영향을 반영하듯, 트럼프 당선이 사실상 굳어지면서 달러 강세를 보이며 환율이 급등했고요. 주식, 비트코인 등 각계에서 영향이 즉각 나타났습니다.
트럼프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는데 북미, 남북 관계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도 관심입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의 강화된 핵 무력, 북러 관계 심화 등으로 인해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과의 협상이나 관계가 1기 집권 때와 같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내각을 어떻게 꾸리는지 보면 미국의 방향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와중에 우리나라가 패싱당하는 건 아닌지 우려의 시각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립니다.
가장 주요한 키워드는 바로 트럼프의 '미국, 자국 우선주의'이기 때문입니다.
트럼프는 유세 기간에 동맹국에 10% 보편 관세를 일괄 부과하고 중국산 수입품에는 60% 고율 관세 부과를 공약했습니다. 트럼프가 우리나라를 '머니 머신'이라고 했잖아요? 당장 방위비, 관세 인상 압박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대통령실은 방위비 분담 협정은 이미 완료돼 유효기간이 2026년부터 30년까지 유효하다고 밝혔지만, 트럼프는 유세 동안 재협상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보편 관세가 현실화하면 사실상 한미FTA가 무력화되는 것이라며 보편 관세 부과 대상에서 빠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대미 의존도가 높지만, 대구와 경북 경제에도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있는데요.
먼저 전기차 판매 보조금 축소, 이차전지 생산 지원 세액 공제가 축소될 수 있어서 전기차와 이차전지 업계가 특히 긴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회 수출 차단 등으로 미국이 중국에 대한 제제를 강화하면 관련 업계 경쟁이 완화하면서 국내 기업이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