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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ON] 기초학문 사라지는 위기의 대학···트럼프 악재에 주식시장 '흔들'

위기의 대학
11월 14일에 대입 수능시험이 있었죠? 수험생들은 오랜 시간 '대입'이라는 관문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으며 보냈을 텐데요. 그런 대학가가 요즘은 심상치 않습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 벚꽃엔딩이라는 말로 대학에 닥친 위기를 말하곤 하는데요. 곳곳에서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북 경산에 있는 대구대는 2025학년도부터 사회학과 등 6개 학과 신입생을 뽑지 않기로 했습니다. 사실상 '폐과'로 사회학과는 학과 장례식이라는 메모리얼 학술제를 열며 사회학의 가치를 재조명하면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경북대도 2025학년도부터 불어교육 전공 신입생을 뽑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폐과 승인 처분 취소소송'을 냈지만, 서울행정법원 제8부는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상황 등을 고려하면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각하했습니다.

울산대는 2024학년도 수시·정시모집에서 관현악, 철학·상담학과 신입생을 뽑지 않았고요. 부산대도 불어와 독어교육과를 단계적으로 폐과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여대, 남녀공학 전환? 재학생 반발
그리고 이번 주는 특히나 '여자대학교'와 관련한 뉴스도 많았어요.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반발이 거셉니다. 결사반대 문구가 곳곳에 붙었고, 학생들은 본관 점거 농성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성신여대도 내년부터 신설되는 국제학부에 외국인 남학생 입학을 허가하자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두 학교 측은 학교 발전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나온 하나의 아이디어라며 정식으로 추진하거나 결정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학생들은 학교 설립 이념을 잊지 않아야 한다며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아직도 여성 차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나 폭력이 여전한 상황에서 여대가 성차별을 논의하는 학문적 기반으로 남아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전국에서 4년제 여자대학은 동덕, 이화여대 등 7곳, 전문대를 더하면 모두 14곳이 있는데요. 이번 논란을 계기로 '여대' 자체에 대한 다른 인식도 사회적으로 나타났습니다.

과거 가부장제에 묶여 교육에서 배제된 여성에게 교육권을 보장하고자 했던 여대 설립 취지가 현시대 흐름과는 더 이상 맞지 않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반면, 성차별과 젠더 폭력, 소수자에 관한 의제를 연구하는 학문적 기반으로서 의미가 남아있다는 게 학계의 입장입니다.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남성의 시선이나 판단 체계로부터 자유로운 발화와 사유가 가능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아직 의미가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여대가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교육 기회 확대나 성차별 완화 등 공적 가치에 이바지하고 있는지 비판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 “여대가 단순히 여학생들이 모인 곳이 아니라 소수자 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기를 수 있는 페미니즘 정체성을 지키는 데 앞장설 필요가 있다”는 학계의 지적도 있습니다.

큰 요인은 ‘학령인구 감소’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우리나라 학령인구는 총인구의 13.8%, 714만 7천 명인데요.

40년 전 1984년 1천384만 7천 명, 총인구 34.3%에서 꾸준히 줄고 있고 2060년에는 377만 명 총인구의 8.9%로 전망됩니다.

갈수록 '신입생 모시기'가 어려워지고 있어 대학들은 학과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고요. 이 과정에서 학생이나 동문이 반발하고 법적 대응을 하기도 하는 등 논란이 생기고 있는데요.

분명 학령인구 감소는 피할 수 없는 사회 현상이고, 개편에 나설 수밖에 없겠지만 그 와중에도 학문적 가치를 지키는 공간으로 남을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학령인구 이외에도 여러 다른 변화 요인들이 있는 만큼 교육과정 전체에 대한 성찰이 필요해 보입니다.
트럼프발 악재에 흔들
두 번째 뉴스는 트럼프발 리스크에 출렁이다 못해 요동치는 주식·외환시장입니다. 굵직했던 각종 정치 이슈만큼이나 굵직했던 이슈 아닐까 싶은데요.

코스피가 연속 하락했습니다.

지난 12일에 2482.57에 거래를 마쳐 99일 만에 2,500선이 무너졌는데, 그다음 날인 13일은 2,417.08로 장을 마쳐 종가기준으로 2023년 11월 13일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코스피 시가총액도 2천조 원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외국인, 기관 등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장 중 최고가 8만 8,800원에서 속절없이 떨어졌습니다.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면서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는 '삼성전자가 아닌 '삼성접자'와 같은 표현도 등장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비트코인과 미국 주식 투자로 빠지면서 코스닥도 690선이 무너졌습니다.

추세적 하락 전망에 우려
지난 8월 블랙먼데이는 일시적인 주가 급락의 영향이었다면 이번에는 하락이 추세로 이어질 수 있고 박스권에 머무를 수 있어 더 위험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증시는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요.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2% 중반대 오름세를 보이다가 약보합세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증시 하락세는 유독 두드러지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 기업에 불리한 행정 조치를 내릴 것이란 불안감이 투자자들의 탈출을 부채질하고, 트럼프 2기에 수혜가 예상되는 미국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으로 ‘투자 이민’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고환율 고착화? 경제에 먹구름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부분도 우려스럽습니다. 트럼프 재집권 이후 고환율이 고착하면 유가와 원자재, 물류비 상승에 각종 수입 물가가 치솟아 결국은 소비자 물가 상승, 금리 인상을 압박하게 됩니다.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뿐만 아니라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지역 기업들은 환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임기 절반을 지낸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 정책에 실질적 성과를 내겠다,

트럼프발 리스크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케미'를 맞추겠다고 했지만,

미국으로 전 세계 자금이 몰려들고 환율은 상승하고 있고, 경제성장률은 일본보다도 낮을 수 있다는 국제통화기금 IMF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난국을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우리 정부의 대응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반복되는 교제살인
마지막 뉴스는 반복되는 교제 살인입니다.

11월 들어서 교제 살인으로 의심되는 사건만 4건이 발생했습니다.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사건을 좀 짚어보면요. 지난 8일, 경북 구미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한 30대 남성이 전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뒤 자수해 체포됐습니다.

현장에 있던 피해자의 어머니도 흉기에 찔려 크게 다쳤습니다. 이 남성과 피해자는 올해 초부터 4개월가량 사귀다 6월쯤 헤어졌다고 합니다.

헤어진 뒤에도 30대 남성이 계속 찾아오자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했고, 이 남성은 5주 동안 일주일에 한번 경찰서로 가서 스토킹 범죄 가해자 전문 상담기관의 교정프로그램을 이수했습니다.

법원도 이 남성에게 피해자의 주거지 접근금지, 통신금지 등을 명령했지만 사건을 막지 못했습니다.

살해 동기는 스토킹 관련 고소를 취하해 주지 않아서라고 지금까지는 알려졌는데요.

경찰, 가해자 신상공개···법적 장치는 여전히 부족
경북경찰청은 34살 서동하씨의 신상공개를 결정했습니다. 피해자가 어머니 앞에서 숨지는 등 범행의 잔혹성, 스토킹 범죄 예방 효과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법적, 제도적 보호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스토킹을 신고하면 취해지는 조치들, 구두 경고, 상담 전문기관 치료, 접근·통신 금지 조치 등은 가해자를 피해자로부터 일시적으로 분리하는

'임시 조치'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또, 가해자들이 경고나 상담 기관 연계 치료 같은 조치를 받으면 범죄 초반에는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다가 처분 수위가 낮다고 느끼면 다시 스토킹을 저지르는 심리상태를 보인다는 전문가의 분석 등이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됐습니다.
교제 폭력 방지법 필요성 대두, 논의는?
지난 21대 국회에서 교제 폭력 방지와 관련한 여러 법안이 발의됐지만 별다른 논의를 거치지 못하고 폐기됐습니다.

하지만 교제폭력은 이후 범죄의 전조로 볼 수 있는 만큼 이를 막고, 교제 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사회적으로 알리는 선언이 필요하다,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여전히 많습니다.

특히 교제폭력방지에서 ‘친밀한 관계’를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요. 다른 사람들에게 커플로 인식됐는지 여부 등으로 친밀한 관계를 파악하는 해외 사례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누구를 만났는지, 옷차림이 어떤지 사사건건 간섭해도 범죄로 인정되지 않는 강압적 통제 행위가 교제 폭력의 전조 증상에 해당한다며 외국처럼 강압적 통제 행위를 범죄로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습니다.

부부 사이에, 부모가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런 말로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에 느슨했던 시각이 있었습니다. 교제 폭력, 살인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심각성에 대한 시선은 이전보다 강해지고 있지만 ‘얼마나 더 죽어야 합니까’라는 피해자 가족들, 그리고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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