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법에 특검법으로 응수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여야의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가 개원한 5월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채 상병 특검법'을 1호 개혁 법안으로 당론 채택해 발의했습니다.
조국혁신당은 5월 30일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5월 31일 명품백 수수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김건희 종합특검법'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이 의원은 5월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은 국민의 62%가 찬성하고 국회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라며 "자신의 아내를 수사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김건희 여사는 헌법에서 부정하는 특수계급이라도 되는 것이냐?"라고 꼬집었습니다.
특검법에는 특검법으로 맞받아쳤습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6월 3일 문재인 정부 당시 김정숙 여사의 인도 외유성 출장 의혹을 파헤치자며 '김정숙 특검법' 발의로 맞불을 놓았습니다.
고금리, 고물가에 허덕이는 서민을 위한 민생 법안은 뒷전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18개 상임위원장 놓고 자리싸움
22대 국회 원 구성 법정시한은 6월 7일입니다.
국회법상 개원 직후 열리는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서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고, 이로부터 3일 안에 상임위원장을 선출해야 합니다.
22대 국회 첫 본회의가 6월 5일 열리기 때문에 이틀 뒤인 7일이 원 구성 협상 시한입니다.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장, 운영위원장,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포함한 7개 상임위원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법사위, 운영위, 과방위 3개를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도 3개 상임위를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팽팽하게 대립하는 여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6월 2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관례도 존중하지만, 관례보다는 법이 우선"이라며 "국민의힘은 시간만 끌고 있는데, 민주당은 마냥 기다릴 수 없다"라고 경고했습니다.
"국민의힘이 계속 무성의한 태도를 보인다면 민주당은 국회법이 규정한 대로 원 구성을 진행하겠다"라며 야권 단독으로 원 구성 안건을 표결하는 방안도 불사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원만하게 협상이 이뤄지면 상임위원장 자리를 민주당 11곳, 국민의힘 7곳의 비율로 배분하게 되지만 국민의힘이 시간만 허비한다면 표결을 통해 민주당이 18개 상임위를 다 가져올 수 있는 부분도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법사·운영·과방위 외에 나머지 상임위에 대해서는 협상 과정에서 조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6월 3일 국회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민주당은 남의 것을 다 빼앗아 혼자 무리하게 드시면 큰 배탈이 난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경고했습니다.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원 구성 협상에서 힘 자랑하며 떼쓰는 정치는 그만하길 바란다. 원 구성 협상에 진척이 없어 답답한 마음이다"라고 밝혔습니다.
협상 불발 시 18개 상임위를 민주당이 모두 가져가겠다고 한 점을 거론하며 "역사상 이런 1당은 없었다. 국회법 정신과 국회 관례를 무시하면서까지 의회 독재를 꿈꾸고 있다"면서 "의회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우리 국회가 오랜 역사 속에서 만들어온 것이지, 민주당이 힘으로 밟고 뭉개도 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의장뿐 아니라 법사위원장까지 독식하려는 자세는, 견제도 없이 국회를 자기들 의총장처럼 만들겠단 주장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