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달 안에 발의될 예정이라고 밝힌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났습니다.
공항을 옮기고 남은 후적지 개발을 대구시가 주도적으로 하는 게 큰 틀입니다.
각종 개발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내용 등도 담고 있는데요,
그런데 경상북도는 대구시와 입장이 달라서 추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권윤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군위군 소보면과 의성군 비안면에 지어질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은 당초 '기부 대 양여'로 추진됐습니다.
민간사업자가 군 공항을, 국토교통부가 민간공항을 짓기로 하고 공항이 옮겨가고 난 터의 개발권을 민간사업자에게 주는 방식입니다.
주호영 국회의원이 대표로 대구 지역 국회의원이 공동 발의할 예정인 통합 신공항 특별법안에 따르면 군 공항 건립 방식에 변화가 있습니다.
기부 대 양여로 하면서 모자라는 돈은 국가가 부담하는 내용을 넣습니다.
기존 군 공항 이전에 관한 특별법에 없는 신공항 산업단지와 공항 후적지 개발, 교통 인프라 구축 등을 국가 주도로 추진하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도 못 박습니다.
◀김상훈 국회의원 ▶
"국토교통부는 접근성 제고를 위한 신공항 철도 건설이나 중부내륙고속도로 확장과 같은 그런 정책적 지원을 약속하고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특별법과 같은 형태로 신공항 건설과 관련된 추진에 법적 안정성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통합 신공항 사업 전체를 국토교통부가 시행하되 대구시가 위임받아 시행하고 특히, 후적지 개발의 주도권을 대구시가 가집니다.
후적지를 관광특구나 경제자유구역 등으로 지정하는 내용도 포함됩니다.
◀황선필 대구시 이전사업과장▶
"(기존 법률에) 기부 대 양여까지만 되어 있거든요. 기부 대 양여 끝나고 후적지 개발할 때 자유구역 지정한다든가 국비를 넣는다든가 그런 게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그 부분을 특별법에 넣는 거죠."
경상북도의 입장은 대구시와 다릅니다.
대구시가 특별법으로 '안정성'을 추구한다면 경상북도는 '신속성'을 주장하며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다수인 국회에서 법률안 통과가 어려울 수 있고, 통과되더라도 다른 공항과 국비 확보 경쟁을 벌이다 건설 기간이 늦춰질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만약에 우리나라가 긴축재정을 하게 되면 새만금, 가덕도, 대구·경북.. 공항이 3개나 걸려 있습니다. 그러면 예산을 한꺼번에 투입하기 굉장히 어려워지면 점점 더 공사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통합 신공항 총사업비 규모가 당초보다 2배로 커졌습니다.
활주로 길이도 3.8킬로미터로 당초보다 600미터 늘어납니다.
전 시장이 추진하던 방식에 따르면 12조 2천억 원 규모인데, 이번 법률안대로라면 26조 4천억 원이 듭니다.
오랜 진통 끝에 어렵사리 결정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립사업이 대구·경북 간 의견 차이가 생기면서 갈등과 논란이 다시 시작되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MBC 뉴스 권윤수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