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치경찰제가 도입된 지 3년이 다 돼 갑니다.
중대 범죄는 국가경찰이 맡되 생활 속 안전과 밀접한 치안은 지역에서 임명한 자치경찰 위원회에서 담당하도록 한 건데요.
그동안 어떤 점들이 바뀌었고 한계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 서구의 한 버스 정류장입니다.
안에서 잠글 수 있는 문이 달려 있습니다.
CCTV와 비상벨도 설치돼 있습니다.
◀현장음▶
"네, 긴급 신고 112입니다."
위험한 상황이 생기면 대피하고 경찰에 신고할 수 있는 스마트 안심 정류장입니다.
9년 차 택시 기사 김규환 씨는 택시를 활용한 치안망 구축 시범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각종 범죄자, 실종된 아이와 치매 노인 등 경찰이 찾고 있는 사람을 보거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을 목격하면 바로 신고하는 겁니다.
◀김규환 택시 기사▶
"두리번두리번하는 분들, 뭔가 급히 전화하면서 불안해하시는 분들 이런 분들은 피해자인지 피의자인지 일단 제가 유심히 보고요."
경북에서는 농작물 도둑이 많은 수확철, 경찰이 논밭에 CCTV 카메라를 달아줍니다.
포항의료원에는 술에 만취한 사람을 보호하고 치료도 해주는 응급의료센터가 생겼습니다.
모두 자치경찰제 시행 이후 지자체 인프라와 예산에다 경찰력이 더해져 도입된 지역 맞춤형 정책입니다.
하지만 한계도 많았습니다.
◀김순동 경상북도 자치경찰위원장▶
"모든 치안 업무는 시민들의 수요에 따라야 되겠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 경우에) '경찰청에서 이건 곤란하다고 한다' 이런 식이거든요. 모든 게 이런 식으로 막히고 있었던 것은 맞습니다."
자치경찰 업무를 수행하는 경찰 역시 소속은 국가입니다.
국가경찰의 협조가 없으면, 지역에 꼭 필요한 정책이라도 사실상 추진하기가 어렵습니다.
치안 업무 분담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최철영 대구대 법학부 교수 (전 대구시 자치경찰위원장)▶
"자치경찰위원회가 직접적인 그런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하면, 예전의 국가경찰이 전국을 일률적으로 다 지휘하는 것과 똑같은··· 국가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조직을 하나 더 만든 결과일 수 있고요."
자치경찰제 도입 3년, 지역에 따라 눈길을 끄는 경찰 행정이 하나둘 도입되고 있지만 인력과 예산, 업무가 제대로 독립되지 않으면서 이름 뿐인 자치경찰로 남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