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의 지역화폐가 지난 7월부터 대구행복페이에서 대구로페이로 바뀌었습니다.
대구로페이로 바뀐 뒤 가맹점이 대폭 줄어들었고, 이용 자체가 불편하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좀처럼 개선이 되지 않자, 시민사회단체가 대구시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행정 때문이라며 국민권익위원회에 국민 고충 민원 신청을 했습니다.
보도에 심병철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시는 7월 3일부터 기존 지역화폐인 대구행복페이를 대구로페이로 전환했습니다.
대구행복폐이 사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던 실물 카드 대신 모바일 기반의 대구로페이로만 지역화폐를 쓸 수 있게 됐습니다.
만 65세 이상 희망자에 한해서만 이전처럼 선불 충전식 실물 카드를 허용했습니다.
실물 카드 없이 삼성페이나 QR코드 결제만 가능하다 보니 사용이 어렵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김 모 씨(대구 시민)▶
"아직도 동네 조그마한 슈퍼 이런 데 안 되는데 굉장히 많아요. 하나같이 이걸 왜 멀쩡한 (대구)행복페이를 없애고 이렇게 골탕을 먹이느냐고 (불만이 많아요.)"
실물 카드를 없애면서 삼성페이를 쓰지 않는 이용자는 QR코드 결제로만 대구로페이를 쓸 수 있습니다.
문제는 대구의 QR코드 결제 가맹점이 4천여 곳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이전의 대구행복페이 가맹점 15만 곳의 3%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대구시는 시민종합생활플랫폼인 '대구로'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였고 지금은 불편이 해소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안중곤 대구시 경제국장▶
"(QR코드 결제 가맹점이) 점차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도 계속 돌아다니면서 보는데요. 학원, 병원 같은 곳에 많이 보급이 되고 세탁소나 이런 데도 계속 QR코드 시스템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구경실련과 대구참여연대는 9월 14일 대구시의 이런 부당한 행정 처분을 바로잡아달라고 국민권익위원회에 국민 고충 민원을 신청했습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
"이거(실물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는 다수 시민의 권익을 침해하고 또 확실히 이게 불편하게 하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일단 이런 것을 시정해 달라는 (신청을 했어요)…"
국민 고충 민원은 행정기관의 부당한 처분 등으로 국민의 권리를 침해받거나 불편 부담을 받을 때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대구로' 운영업체의 편의를 봐주는 조치라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모바일 위주로 사용하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시민들은 불편을 받고 있고 인성데이타라는 회사는 (이익이) 커지는 그런 이상한 효과를 가져오는 거죠."
국민권익위원회는 접수된 민원에 대해 당사자들을 불러 조사한 뒤 심의 의결을 거쳐 최대 120일 안에 결론을 내야 합니다.
시민단체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대구시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국민권익위원회에 권고나 의견에 대한 처리 결과를 통보해야 합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