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북 지역 주요 수출 품목인 이차전지 산업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고, 적자로 전환한 곳도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전기차 수요 부진 때문인데요.
길게 보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수요 부진이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차전지 주요 기업 3분기 '어닝 쇼크'
대구를 본사를 둔 이차전지 양극재 전문기업 엘앤에프는 2024년 3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습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잠정) 실적 공시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3분기 영업손실 724억 원을 기록하며 2023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습니다.
매출액은 3천516억 원으로 2023년 동기 대비 72% 줄었습니다.
엘앤에프는 원재료 가격 하락 안정화에 따른 판매가격 하락과 유럽으로 수출되는 전기차용 배터리 및 ESS(에너지 저장장치)로 사용되는 NCM523 제품의 출하 감소가 매출액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 설명했습니다.
전 분기 대비 출하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적자 폭은 오히려 축소돼 영업이익은 오히려 개선되며 어려운 환경을 잘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인다고 했습니다.
출하량 기준 3분기가 가장 힘든 보릿고개였다며, 4분기 출하량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포항에 본사를 둔 포스코퓨처엠은 2024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9천228억 원, 영업이익 13억 6천700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2023년 동기 대비 각각 28.2%, 96.3% 감소했습니다.
당기순이익은 -12억 원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포스코퓨처엠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저가 원료 확보, 공정효율 개선을 통한 원가절감과 경쟁력 강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외 신규 고객사를 추가 발굴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장기적으로 전기차 수요 꾸준히 증가할 것…단기적으로는 업황 더 악화할 수도
이차전지 산업 전망은 어떨까요?
장기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업황이 더 나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합니다.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 때문입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단기간에 극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봐야 하는 것 같고요. 특히 트럼프 리스크가 계속해서 상존하는 상황에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단기적으로 증가할 가능성 자체는 높지 않을 걸로 전망해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황 위원은 "만약에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후보가 다시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이 대폭 삭감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거든요. 이렇게 된다면 전반적인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는 쪽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예상해 볼 수가 있는 거고요.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업황이 더 나빠질 수도 있다….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그만큼 2차 전지 관련 종목들에 대해서는 상당한 부담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전기차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게 증가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해 볼 수가 있습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이근화 차장은 "전기자동차의 판매 증가세 둔화 현상인 캐즘이 해소되는 정확한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9월 EU의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내연기관차보다 높게 나타났고, 중국의 전기차 침투율이 2024년 39%, 2025년에는 46%, 2030년에는 81%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주요국의 탄소 중립의 기조는 유효하며 전기차와 ESS 시장의 점진적 확대는 중장기적으로 2차 전지와 관련한 지역의 소재 생산, 장비 수출의 구조적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입니다"라며 장기적으로는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반도체의 뒤를 잇는 차세대 먹거리로, 또 대구·경북의 차세대 대표 산업으로 주목받는 이차전지 산업이 길어지는 부진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