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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통합 '충분한 주민 의견 수렴' 어떻게?

◀앵커▶
대구·경북 행정 통합 반대 여론은 지난주 4자 간 행정적 합의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경상북도는 주민 의견수렴절차를 서두르고 있는데, 통합을 위한 이른바 '답정너식' 요식행위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옵니다.

엄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주 경상북도, 대구시, 정부가 서명한 공동 합의문입니다.

의견 수렴 절차는 시·도의회 의견 청취를 원칙으로 하고, 충분한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해 노력할 것도 함께 명기했습니다.

양 시·도의회의 찬반 의결을 의견 수렴의 제1원칙으로 삼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합의문의 근거가 된 지방자치법 제5조를 들여다봤습니다.

지자체를 폐지하거나 합칠 때 지방의회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다만, 주민투표를 한 경우에는 의회 의견 청취가 필요하지 않다는 단서 조항이 있습니다.

경상북도와 대구시는 이 단서 조항을 뒤집어서 해석하면 결국, 의회 의견 청취를 거치면 주민투표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고 있는 겁니다.

특히 홍준표 시장이 논의 초반에 이미 주민투표는 없다고 못 박았는데, 경상북도가 홍 시장 입장을 수용한 셈입니다.

그렇다면, 합의문에 명시된 '충분한 주민 의견 수렴'은 무엇일까?

경상북도는 주민 현장 간담회를 꼽았습니다.

동·서·남·북 4개 권역에서 한 번씩 추진하고, 필요하면 추가로 개최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동쪽은 포항, 서쪽 구미, 남쪽은 경산이나 신공항 현안이 있는 의성.

그리고 북쪽은 안동이나 예천을 놓고, 세부 일정과 토론회 패널 등을 해당 시군과 조율 중입니다.

도청 간부급 실무진이 통합의 방향과 장단점 등을 설명하고, 전문가 토론, 주민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장 간담회 이후 여론조사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경상북도는 이와 별도로 지역 방송사에도 관련 토론회 개최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김호진 경북도 기조실장▶ 
"무엇보다도 공동으로 합의된 내용을 시도민에게 설명하고 그 내용을 도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지 숙의하고 여론 수렴하는 그 과정···"

그러나 짧은 시간 일회성으로 이뤄지는 간담회 형식의 의견 수렴 절차가 적절하고 또 충분한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습니다.

행정 통합이 주민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하기 위해선, 분야별로 포괄적이고 전문적인 사전 조사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옵니다.

◀김태일 전 대구 경북 행정 통합 공론화위원장▶ 
"정치적 합의 영역에 가서 난관을 돌파하기가 어렵다고 봐요. '시도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바이다'라고 하는 것을 확인하지 않고 미흡한 상태에서 여러 가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설득하기가 어렵죠"

경상북도와 대구시는 2024년 말까지 시도의회 의결을 끌어내고, 2025년 상반기 중 국회 특별법 통과를 통합 시간표로 제시한 가운데, 11월 한 달간 진행되는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통합의 첫 고비가 될 전망입니다.

MBC 뉴스 엄지원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 그래픽 도민진)

엄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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