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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MBC 특별기획] KAL 858기 실종사건, 국가는 없었다 ③ KAL 858기, 비상착륙 가능성 높아

◀앵커▶
대구MBC 특별기획 'KAL 858기 실종사건, 국가는 없었다' 세 번째 시간입니다.

KAL 858기 실종 사건이 발생한 이후 전두환 정권은 폭탄 테러로 공중에서 산산조각 났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대구MBC 특별취재단이 수중 촬영한 영상을 보면 KAL 858기가 바다에 비상 착륙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추정 동체가 KAL 858기로 확인된다면 최대의 미스터리 항공 참사의 진실을 알리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 것으로 기대됩니다.

보도에 심병철 기자입니다.

◀기자▶
2020년 1월 4일 대구MBC 특별취재단이 미얀마 안다만 50미터 해저에서 촬영한 KAL 858기 추정 동체의 모습입니다.

비행기 날개에 붙어 있는 엔진의 모습이 또렷이 보입니다.

KAL 858기 기종인 보잉 707-3B5C의 엔진인 프랫 앤 휘트니(Pratt & Whitney) 사의 JT3D-3B와 매우 비슷한 모양입니다.

추정 동체가 촬영된 지점의 부근 해역에 항공기가 추락한 것은 KAL 858기가 유일합니다.

여기에다 추정 동체가 KAL 858기와 같은 종류의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면 다른 비행기일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비행기 날개에 엔진이 붙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비행기가 공중에서 산산조각이 났거나 자유 낙하로 떨어졌다면 이처럼 형체가 보존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근영 한국교통대학교 운항학과 교수▶
"엔진이 윙(날개)에 붙어 있다는 가정을 하면 상당히 충격은 약했다고 볼 수밖에 없죠. 만약에 엔진이 붙어 있었다면 그러면 착륙 시도를 하는 쪽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공중 폭발로 비행기가 산산조각 났다고 전두환 정권이 발표한 내용과 완전히 다릅니다.

실제로 대구MBC 특별취재단이 KAL 858기 추정 동체를 촬영한 지점 주위에는 비행기 잔해들이 직경 100미터 안에 대부분 모여 있었습니다.

비행기가 공중에서 폭발해 산산조각 났다면 잔해들이 이렇게 좁은 지역 안에 온전한 행태로 군집을 이룰 수 없습니다.

◀이종인 KAL 858기 수색단장▶
" 그냥 활강을 한 거예요. 엔진이 돌았든 멈췄든 최대한의 마찰, 충격을 줄이려고 비상 착륙을 한 상태에서 거기서 스멀스멀하게 들어간 거예요."

사고 조사 당사자인 미얀마 교통부가 국제민간항공기구에 보고한 조사 보고서에도 바다에 비상착륙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내용이 있습니다.

비행기가 검은 연기를 내며 바다로 떨어지는 것을 봤다는 선원의 목격담이 기록돼 있습니다.

2004년 KBS 스페셜 'KAL 858기의 미스터리' 제작진이 확보한 목격자의 인터뷰에서도 이런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뇨 당시 추락 목격자(어부)▶
" 비행기는 크게 좌우로 흔들리며 떨어졌습니다. 날개에 불이 붙어서 크게 흔들리며 떨어졌습니다."

놀랍게도 당시 목격자가 추락하는 비행기를 봤다고 가리킨 지점은 대구MBC 특별취재단이 KAL 858기 추정 동체를 찾은 장소 부근입니다.

이런 정황들을 종합해 볼 때 KAL 858기는 비행 중 폭발이 발생해 바다에 비상착륙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비행기가 바다에 내렸을 당시에도 조종사와 승객들이 생존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성전 KAL 858기 유족회 고문(전 조종사)▶
" 잔해 상태를 보면 꼬리 부분이 먼저 떨어져서 안에 잠겨 있고, 그다음에 조금 떨어져 있는 부분이 앞부분 동체와 날개가 붙어 있다. 이거는 어떤 경우에 나타나느냐 하면 조종사들이 의도적으로 바다에 수중 착륙, 즉 디칭을 했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형태라는 거죠. "

추정 동체가 KAL 858기로 확인되면 블랙박스와 동체에 대한 조사를 통해 왜 비행기가 추락했는지를 밝힐 수 있습니다.

폭탄 테러라면 어떤 종류의 폭발물이 어디에 설치되었고 어떤 식으로 파편이 날아갔는지 등 사건의 진실을 규명할 수 있습니다.

◀안민석 회의원(더불어민주당)▶
" 이것은 보수 정권이나 진보 정권을 떠나서 진실을 규명하는 문제인데 진실에 불편한 진실이 어디에 있어요. 진실은 진실일 뿐이죠. "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를 보름쯤 앞둔 1987년 11월 29일 발생한 KAL 858기 실종 사건. 

전두환 정권이 제대로 된 조사와 수색도 제도로 하지 않은 채 서둘러 사건을 마무리 지으면서 항공기 사고 역사상 최대의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KAL 858기 추정 동체를 찾으면서 그날의 진실을 알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KAL 858기는 오늘도 미얀마 안다만의 차디찬 바닷속에서 희생자들과 함께 귀환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

심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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