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천주교 대구대교구 수장인 조환길 대주교가 대리인을 내세워 개인 장애인 시설을 설립했고 이곳에 많은 기부금과 후원금이 몰렸다는 의혹을 전해드렸습니다.
여기에 조환길 대주교가 처음부터 설립에 관여했다는 정황까지 나와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심병철 기잡니다.
◀심병철 기자▶
조환길 대주교가 대리인을 내세워 설립한 것으로 의심받는 포항시 북구 송라면의 중증장애인시설입니다.
십여 명이 생활하는 장애인 시설로는 규모가 매우 큽니다. 장애인 시설이라기 보다는 교회시설로 착각할 정돕니다.
◀인터뷰▶ 천주교 신자
"일반인들이 보면 연수원이나 개신교로 말하면 기도원 같은 시설이지 않습니까? 그런 시설로 운영했다면 이건 심각한 문제가 있죠. 전체 시설은 장애인 복지시설로 해 놓고..."
웬만한 성당 규모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십자가의 길 등을 만들기 위해 무허가로 불법으로 산림을 훼손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천주교 신자
"조환길 대주교가 이곳을 아주 사유화 해서 개인 만의 왕국 같은 시설로 만들려고 한 의도가 숨어있다는 거죠."
조환길 대주교는 이 시설이 설립된 2006년 이전부터 관여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 대주교가 처음부터 이 시설 원장부부와 상의를 하고 터를 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중증장애인시설 원장 A씨
"기자: 처음에 산 16번지(장애인시설 터)를 조 대주교가 사실 때 이 시설을 만들 생각을 가지고 사신 겁니까?
원장 A씨: 그것 때문에 들어온 거지. 아니면 여기에 들어올 이유는 없지."
2006년 장애인 시설이 설립되자 당시 매일신문 사장인 조 대주교는 지도 신부를 맡았습니다.
그는 이듬해 보좌주교를 거쳐 주교에 오르면서 교구 내 2인자에 올랐습니다.
교구 최고위층 신부가 세운 시설로 알려지면서 기부금 모집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인터뷰▶ 중증장애인시설 원장 A씨
"우리 부부가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직장인이었어요. 우리를 보고 (기부금을)줄 사람은 없겠죠."
조 대주교가 교구장으로 취임한 2010년 이후 이곳에는 더욱 많은 기부금과 후원금이 몰렸습니다.
시설 규모도 두 배 이상 커졌습니다.
◀인터뷰▶중증장애인시설 원장 A씨
"기자: 대주교님이 관여하시고 좋은 일 하시고 하니까 기부 규모가 크고 그런 것 아니겠나?
원장 A씨: 네. 그렇죠. 아무래도 그 영향이 크겠죠"
원로신부들은 교구 쇄신을 요구하는 편지에서 작은 장애인 시설에 헌금이 몰린 것은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금전수수라는 비난을 들을까 염려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조환길 대주교는 2003년 쯤 장애인을 위해 헌신하려는 원장 부부의 뜻을 높이 사, 적절한 시기에 교구로 돌려주는 조건으로 땅을 제공했고 지금은 교구로 넘어갔다고 해명했습니다.
(심병철)
"조환길 대주교는 대구가톨릭대학교와 부속 병원, 매일신문을 비롯한 270여 사업장을 운영하는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수장으로서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대주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부적절한 처신이 아니냐는 논란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