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선시대 경상도를 관할하던 관청인 경상감영에 대한 복원이 진행 중입니다.
감영 정문인 관풍루와 중문인 중삼문 복원을 위한 토지매입비 등 70억여 원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는 등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다만 온전한 복원을 위해서는 추가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고 합니다.
양관희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양기자, 지금 경상감영은 건물이 두 개만 남아있지 않습니까?
일제에 의해 철거가 됐던 거죠.
◀기자▶
맞습니다.
경상감영은 조선 후기 경상도를 관할하던 지방관청으로, 관찰사가 거처하던 곳인데요.
현재는 관찰사가 공적 업무를 하던 선화당과 관찰사 생활공간인 징청각만 남아있습니다.
나머지는 일제강점기 때 철거됐습니다.
경상감영 정문에 해당하는 관풍루는 일제에 의해 달성공원 한쪽으로 옮겨졌는데요.
1917년 조선신보 자료를 보면 '관풍루는 이번에 달성공원 입구로 이전하게 되었다. 이전공사 용역입찰을 붙일 예정인데 예산은 약 800원이다'라는 내용이 나오고요.
1920년 최근대구요람 자료에는 '언덕의 약간 높은 곳에는 관풍루가 있는데 이 누각은 도청 옆에 있었던 유서 깊은 건물로 최근 옮겨온 것이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앵커▶
두 자료에 따르면 1917년에서 1920년 사이에 경상감영 정문인 관풍루가 달성공원으로 옮겨진 것이네요.
대구시는 역사적 정체성을 세우기 위해 2018년부터 경상감영 복원을 추진 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관풍루를 제자리에 놓기로 했습니다.
선화당에서 중문 격인 중삼문, 그리고 정문인 관풍루까지 복원하는 겁니다.
이를 위해 옛 대구지방병무청 터를 대구시가 사들였고, 추가로 사유지 7필지도 매입할 예정입니다.
우선 사유지 매입비와 종합 정비계획 수립비로 국비 74억 600만 원이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됐습니다.
대구시는 빠르면 2024년, 관풍루를 옮기고 중삼문을 복원한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관풍루와 중삼문을 복원하는 자리 바로 옆에 대구우체국 건물이 있지 않습니까.
제대로 된 복원이 이뤄질 수 있나요.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 복원의 최대 문제는 대구우체국 건물입니다.
현재 복원 중인 중삼문과 관풍루와 너무 붙어있어 우체국을 이전하지 않으면 복원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우체국을 이전하면, 감영 관리들의 업무공간인 사령청도 복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체국이 이전할 땅을 두고 대구시와 우정사업본부의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정사업본부 측은 대구 중·남구에 교통이 편리하고 접근성이 좋은 같은 면적의 땅과 교환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편 관풍루와 중삼문 두 건물 복원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조사와 발굴로 정확한 복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는데요.
교남문화유산 대표이자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인 조영화 씨 이야기 들어보시죠.
◀조영화 교남문화유산 대표(문화재청문화재전문위원)▶
"경상감영의 의미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부속시설과 어떻게 하면 도민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갈지에 대한 활용 방안을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상감영 복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지역공약으로 반영되기도 했던 만큼, 우체국 이전 문제와 추가 발굴·조사 등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