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 보시는 건 대구의 대표적 공원 중 하나인 달성공원입니다. 정문을 지나서 오른쪽으로 2백 미터 정도 가면 이렇게 조선 시대 경상감영의 정문인 관풍루가 나옵니다.
경상감영의 정문이면 경상감영공원에 있어야 할 거 같은데 왜 달성공원에 있는 걸까요?
일본 강점기, 대구읍성이 헐리면서 관풍루가 철거당할 위기에 처하자 1920년 달성공원으로 옮긴 겁니다.
대구시는 경상감영을 옛 모습에 가깝게 복원하기 위해 발굴 작업 끝에 이 관풍루가 있던 원래 위치를 찾아냈습니다.
그럼 이제 그냥 옮기면 되지 않겠느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윤영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윤영균 기자▶
"이곳은 대구 경상감영공원 안에 있는 선화당입니다. 경상감영에 파견된 관찰사가 공적인 업무를 하던 곳으로 대구시 유형문화재 1호입니다."
"선화당 바로 뒤에는 관찰사가 밥을 먹고 잠을 자던 징청각이라는 곳이 나옵니다. 대구시 유형문화재 2호에 올라 있는데요. 조선 시대에는 전국에 감영이 8곳, 남한만 놓고 보면 5곳이 있었는데 현재 남아있는 관찰사의 생활공간은 이 징청각이 유일합니다"
지금까지는 이 두 건물만 보존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대구시가 이 주변을 발굴 조사한 결과 경상감영의 정문인 관풍루의 원래 위치를 찾아냈습니다.
관찰사가 공무를 보던 선화당에서 중간 문인 중삼문을 거쳐 정문인 관풍루까지 이어지는 경상감영의 기본 구조가 확인된 겁니다.
◀인터뷰▶조영화/교남문화유산 대표(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경상감영은 조선 시대 영남의 중심지였죠. 그런 상징성, (시)도민의 자존감, 이런 걸 살리기 위해서 감영의 복원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중삼문과 관풍루 자리로 추정되는 옛 대구병무청 터는 대구시가 이미 사들였습니다.
문제는 옛 병무청 터 바로 옆에 있는 대구우체국입니다. 관풍루까지 복원한다고 하더라도 대구우체국 건물이 너무 가까이 붙어 있습니다.
자칫 마치 고목에 매미가 붙어 있는 형태가 될 거라는 걱정이 나옵니다.
대구시는 이 우체국 터를 사들이기 위해 경북우정청과 6년째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습니다.
경북우정청은 대구 중·남구에 교통이 편리하고 접근성이 좋은 같은 면적의 땅과 교환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시민 서명운동까지 시작됐습니다.
◀인터뷰▶김권구/계명대학교 사학과 교수
"일제가 일부러 경상감영 터에다가 식민통치의 거점을 만들려고 일부러 그렇게 집(우체국)을 지었기 때문에 그 터를 해방 후에 이어받았다고 해서 그대로 끝까지 우체국 건물로 쓰겠다고 생각하면 잘못된 생각이다. 이제 시민에게 돌려주고..."
대구시는 경상감영 정문인 관풍루 이전을 포함한 경상감영 복원 설계 용역을 올해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우체국 터 매입이 지금처럼 제자리걸음만 되풀이한다면 경상감염 복원은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대구시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합니다.
MBC뉴스 윤영균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