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여성은 신체 구조뿐 아니라 분비되는 호르몬이나 생활 습관도 달라서 발생률이 높은 암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남성의 경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남성 암이 있습니다. 바로 ‘전립선암’인데요. 전립선암은 서구에서 흔한 암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들어 국내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남성 건강을 위협하는 전립선암을 어떻게 치료하고 관리해야 할지, 비뇨의학과 전문의 김병훈 교수와 알아봅니다.
[김혁 리포터]
남성을 우울하게 하기도 하고 울리기까지 하는 전립선 질환의 오해와 진실 그리고 궁금증까지 '질문 있습니다' 통해서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 남성들의 가장 큰 고민 두 가지 하면 첫 번째가 전립선 질환, 두 번째가 탈모입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탈모약과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의 약 성분이 같다는 말이 있거든요. 이건 틀린 이야기 같은데 어떤가요?
[김병훈 비뇨의학과 교수]
아니요. 맞습니다. 왜냐하면 탈모와 전립선 질환은 남성 호르몬에 의해 생기기 때문입니다. 남성 호르몬은 몸에 있다가 활성화돼서 세포로 들어갈 때, 디하이드 테스토스테론이라는 성분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 성분이 전립선도 크게 하고 탈모도 일으키기 때문에, 전립선에 작용하는 약은 남성 호르몬이 변환하는 걸 억제 시켜주는 약이고, 똑같은 기전으로 탈모에도 효과가 있기에 탈모제로도 같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용법과 용량이 조금씩 달라서 전립선 약을 탈모에 그대로 쓰면 안 됩니다.
[김혁 리포터]
그건 절대 금물이군요. 선생님, 나이가 들면 많은 분이 흰머리가 나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 머리를 염색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염색약이 방광 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기도 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염색약이 전립선 건강에도 영향을 주겠네요?
[김병훈 비뇨의학과 교수]
염색약이 화학약품이기 때문에 조금씩은 다들 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는데, 현재 일반적으로 머리 염색약이 명확하게 전립선 질환을 일으킨다고 되어 있지 않습니다. 핀란드 연구에서 조금 연관성을 보였다고는 하지만 명확한 기전이나 상관관계가 아직 증명된 건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염색약 가지고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김혁 리포터]
선생님, 운전을 오랫동안 할 수밖에 없는 직업을 가지신 분도 계시고요. 승마 선수들 혹은 사이클 선수들처럼 안장에 앉아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런 분들이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거든요. 실제로 전립선암과 관련된 직업군이 따로 있나요?
[김병훈 비뇨의학과 교수]
두 가지 기전으로 설명이 되는데, 일단 승마나 이런 식으로 회음부에 자극이 많이 가는 직업군에서는 아무래도 그쪽에 혈류가 원활하게 가지 않기 때문에 허혈성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두 번째로는 기본적으로 많이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신체 활동이 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신체 활동의 떨어짐으로 인해서 이런 질환이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두 가지 정도의 기전을 설명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오래 앉아 있으면 무조건 전립선암, 오래 앉아 있으면 무조건 전립선염이 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적절하게 운동하시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김혁 리포터]
너무 과민해서 반응할 필요는 없다.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선생님, 교대 근무자가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풍문이 있습니다. 이건 말이 안 되죠?
[김병훈 비뇨의학과 교수]
저도 이야기를 듣고 한번 찾아 봤는데, 한 십몇 년 된 연구 논문이 있기는 있습니다. 인구 조사를 해보니까 주간 근로자, 야간 근로자, 교대 근무자 중 교대 근무자에서 전립선암이 많이 발생한 경향이 있더라 하는 연구 논문이 있기는 한데요. 오래된 논문 하나뿐이고 후속적인 연구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것 역시 너무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구성 차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