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케미칼의 '하청 갑질'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20년 넘게 일한 협력업체에 계약 종료를 통보한 건데요,
하청업체는 원청인 포스코 케미칼이 인사청탁을 하고, 업무를 쪼개 다른 업체에 이관시키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배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포스코 케미칼과 함께 24년 동안이나 협력업체로 일해 온 세강산업.
2019년 12월 갑작스런 계약 종료 통보를 받습니다.
◀전 세강산업 직원▶
"(계약 종료로 인해) 한 달씩, 한 달씩 그렇게 일해서 사는 사람들인데 생계가 걱정이 되는 거죠. 갑자기 직장이 이제 더 이상 일을 못 하게 돼서…"
하청업체 대표는 원청인 포스코 케미칼로부터 온 인사 청탁을 거절했기 때문에 계약이 종료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전 포스코 케미칼 고위 관계자가 하청업체 대표에게 전화해 특정인의 승진을 부탁했다는 겁니다.
◀전 포스코케미칼 임원▶
"그게 참.. 제가 말씀을 잘 못 드린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저는 전체 상황을 모르고, 한 쪽 얘기만 들은 거 뿐이죠. 그래서 말씀드렸던 건데…"
이후에도 포스코 케미칼 관련 고위직 3명이 동일인에 대한 인사 청탁을 거듭해 왔고,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인사 청탁한 일지도 구체적으로 기록했다고 주장합니다.
◀김진만 세강산업 대표▶
"협력사 대표로써 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포스코 케미칼 임원들이 인사 청탁 전화를 했고, 이를 거절했던 것이 계약 종료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강 산업은 또 포스코 케미칼로부터 업무 쪼개기 피해도 당했다고 주장합니다.
포스코케미칼이 세강산업이 해 오던 용광로와 설비 철물, 교환 작업 일부를 2014년 이후 다른 협력 업체로 이관시키는 바람에, 10억원 가량 매출액 손실이 있었다는 겁니다.
◀한웅기 전 세강산업 소장▶
"10억 단위 정도의 그런 (매출에) 큰 영역인데, RH 베셀 작업이 있는데 그것도 어떻게 보면 강제로 뺏겼다는 식이나 마찬가지죠."
더구나 포스코 케미칼 고위 관계자가 세강산업 직원들에게 공공연히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공표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이 관계자는 '세강 산업을 3~4개 회사로 분사해 운영하고, 어떠한 경우라도 세강 산업과 재계약은 없다'고 밝혔는데, 실제로 두 달 뒤 계약이 종료됐습니다.
◀전 세강산업 직원▶
(이런 부분 관련해서 들으신 바가 좀 있으실까요?)
"네, 제가 그때 참석했던 사람인데요. 그 말은 사실에요."
포스코케미칼 측은 세강산업 대표가 과도한 배당금과 임금을 수령해 문제가 발생했고, 개선 조치가 없어 수의계약에서 경쟁입찰로 계약 방식을 변경했고 업무 쪼개기 주장에 대해서도 상호 합의를 통해 이뤄진 일이라 밝혔습니다.
또 인사청탁 의혹이 제기된 전 포스코케미칼 임원들과 노사 간담회에서 세강 산업 계약 종료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전 포스코미칼 관계자에게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거부하거나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세강산업 대표는 공정 거래법 위반, 업무 방해죄 등으로 포스코케미칼을 검찰에 고소 고발했습니다.
MBC뉴스 배현정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원, CG: 김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