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정부의 '제삼자 변제' 일제 강제노역 피해배상 해법을 두고 "한미일 연합훈련을 핑계로 자위대의 군홧발이 다시 한반도를 더럽히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대표는 3월 11일 서울광장에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등이 주최한 '강제 동원 해법 강행 규탄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굴욕적 배상안 강행 뒤에는 한일 군수지원 협정과 한미일 군사동맹이 기다리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과거사를 부정하고 전쟁 범죄를 부인하는 일본이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보장할 수 있겠나"라며 "일본을 군사 훈련의 이름으로 한반도에 끌어들이는 일, 한반도가 진영 대결의 전초 기지로 전락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군사 외교적 자율권이 제한된 상황에서 제2의 가쓰라-태프트 밀약이 생기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나"라며 "그래서 더더욱 이번 강제 동원 배상 협상안은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이어 "김구 선생이, 유관순 열사가, 안중근·윤봉길 의사가 피 흘리고 목숨 바쳐 만든 이 나라가 어떻게 됐나"라며 "치욕적인 강제 동원 배상안이 다시 일본에 머리를 조아리는 굴욕적 모양을 만들어냈다"고 성토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대해서도 "대통령 부부 초청장 말고 일본이 양보한 것이 대체 한 개라도 있나"라며 "간도, 쓸개도 다 내줬는데 전범 기업의 배상도, 수출규제 제재 해제 조치도 없지 않나"라고 맹공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계에 자랑할 이 대한민국이 일본에는 '호갱'(어수룩해 속이기 쉬운 손님이라는 뜻)이 되고 말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대표는 '일본에 사죄 요구를 그만하자'고 한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등의 발언을 언급한 뒤 "이런 친일 본색이 윤석열 정부 인사들의 내심"이라며 "참으로 이완용이 울고 갈 일"이라고 힐난했습니다.
행사에는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참석해 "윤석열 정부가 역사를 팔아먹고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굴욕감을 줬다"며 "정부의 폭주를 막기 위해 정의당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서울시청 앞에서는 반일 시민단체와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등이 모여 정부가 발표한 일제 강제 동원 배상안을 규탄하는 국민 없는 범국민대회를 열었다"며 "이 자리에서 반일 시민단체와 야당 인사들은 정부가 발표한 배상안에 대해 온갖 막말을 서슴지 않고 쏟아냈다"고 지적했습니다.
장 원내대변인은 "2018년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는 4년 가까이 도대체 무엇을 했는가?"라며 민주당에 물었습니다.
또한 정의당과 진보당을 향해서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대법원판결에 따른 후속 조치를 하도록 무엇 하나 요구한 것이 있는가? 조국 전 장관이 든 죽창가에 숟가락만 얹지 않았는가?"라고 비꼬았습니다.
그러면서 "그것은 모두가 만족하는 현실적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번 조치는 국민적 비판을 알면서도 발전적 한일관계를 위해 힘들게 내린 결단이다. 문재인 정부는 그것을 포기했고 윤석열 정부는 결단을 선택했다. 그것이 책임지는 대통령의 모습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이제 그만 정치를 내려놓으라고 유서를 남긴 측근을 조문한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았다"며 "오늘 기어이 반정부 집회 단상에 올라가야만 했는가? 무엇이 그리 조급한 것인가?"라고 물었습니다.
이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까지 사망에 이르게 할 작정이 아니라면 이제 그만 멈추시기 바란다"며 "여기서 한 발만 더 떼면 그것이야말로 모두 죽고 혼자 살아남기 위한 '광기'"라고 직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