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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중지하기엔 '눈치'···휴식은 '도로 위'에서

◀앵커▶
연일 폭염이 지속되면서 노동자들은 산업현장에서 숨 막히는 노동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폭염특보가 내려지면 1시간마다 10분에서 15분씩 휴식하도록 법으로 보호받는다지만, 사업주 눈치에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고용노동부 지침은 현장에서 지켜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배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법적으로 고열 노동에 해당하지 않는 우체국 집배원.

경주 우체국에서 일하는 원동훈 씨는 집배원 결원으로, 배달 구역이 한 곳 더 늘었습니다.

여름, 겨울용 구분 없는 헬멧은 작업 3시간 만에 이미 땀으로 묵직해졌고, 오토바이 엔진 열기가 다리로 바로 뿜어져 나와 땀띠 흉터가 곳곳에 생겼습니다.

3시간 넘게 일한 집배원 제복은 이렇게 땀으로 흠뻑 젖어있습니다.

주의보나 경보 같은 폭염특보에는 고용노동부가 한 시간마다 최대 15분씩 쉬라고 권고합니다.

하지만 바쁜 업무에 쉴 곳도 마땅치 않아 현실에선 권고 사항은 무용지물입니다.

열기가 가득한 아스팔트 길에서 마시는 물 한 잔이 전부입니다.

◀원동훈 경주우체국 집배원▶
"2명이 안 나오는 상태라서 겸배 배달을 해야 되기 때문에 시간에 쫓겨가지고 지금 이런 식으로 배달을 해야, 4시, 4시 반 돼야 배달하고 끝마쳐서 우체국 귀국을 하면 또 내일 구분 작업을 또 해야 합니다."

제철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도 사정은 마찬가지.

포항제철소에서 지난주 땡볕에서 일하던 50대 작업자가 근육 경련으로 쓰러졌습니다.

급박한 위험 상황에서 근로자가 직접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김성필 포항제철소 하청업체 직원▶
"알게 모르게 옛날부터 위에 있는 사람들을 좀 걱정을 하고, 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그런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다고 봅니다."

포항제철소에서 질소 탱크 하청 제작을 하는 정영수 씨도 에어컨이 나오는 컨테이너에서 쉴 수 있는 시간은 폭염 특보 없이는 점심시간 제외하고 하루 최대 1시간에 불과합니다.

◀정영수 포항제철소 하청업체 직원▶
"작업 현장이 좀 협소하고 들어갔다 옮기는 시간이 좀 있기 때문에. 또 잠깐잠깐 쉬는 경우가 많아지면, 길게도 쉬면 작업이 진행이 잘 안 됩니다."

민주노총 전국플랜트 건설노동조합 포항지부가 지난 한 달간 확인한 온열 증상 작업자는 5명.

노동 현장의 폭염 대책으로 내놓은 휴식 시간 보장 등 산업안전보건법과 고용노동부의 지침은 현장에까지 와닿기엔 역부족입니다.

MBC 뉴스 배현정입니다. (영상취재 조현근)






















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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