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서울의 출산율이 0.59명으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한 가운데 한 인구학자가 "서울을 생물학 종에 비유한다면 이미 멸종의 길에 들어섰다"고 경고했습니다.
조영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0.59라는 건 한마디로 두 명이 만나서 둘을 낳아야 숫자가 똑같아지는데, 두 명이 0.5명을 낳는 거니까 이렇게 되면 멸종의 길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내국인 인구만 이미 2020년에 5,000만 명을 찍고 지금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지금부터 앞으로 80여 년 뒤인 2100년까지, 못 줄어도 한 3,000만 명은 줄 예정"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 출산율이 하락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인·물적 자원의 수도권 집중 현상'을 꼽았습니다.
이어 "지금 계속 어른들이 계속 이야기하는 왜 아이 안 낳냐라고 그 대상이 되고 있는 30세 초중반에 있는 그 청년들은 가장 경쟁이 심한 삶을 살고 거기까지 왔다"며 "우리 대한민국의 인류 역사상일 것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청년세대의 경쟁감이 굉장히 심하다. 동년배만이 아니라 윗세대와도 계속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며 "그럼 '내가 살아야지'와 '내가 빨리 후손을 낳아야지' 중 어떤 게 중요할까를 (생각)해보면 (전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 교수는 각종 저출생 정책의 효과가 미비한 원인을 '정부의 근시안적인 투자'를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인구가) 서울로 집중하게 되면 물리적 빈도가 높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불안감과 밀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이 심리적 경쟁감이라는 근본적인 원인이 해소되지 않으면 정부 정책은 지금까지 없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수도권 집중은 계속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통계청이 2월 발표한 '2022년 인구 동향 조사'에 따르면 2022년 한국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인 0.78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도별로 보면 대전을 제외한 16개 시도 모두에서 합계출산율이 전년보다 줄었습니다.
서울 0.59명, 부산 0.72명, 대구 0.76명, 인천 0.75명, 광주와 대전 0.84명 등입니다.
가장 많이 감소한 지역은 -12.3%인 세종이었고, 울산 -9.8%, 충북 -8.2%가 뒤를 이었습니다.
출생아 수 또한 대전을 제외한 16개 시도 모두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울산은 -11.8%, 세종은 -10.2%, 경남은 -9.9% 순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