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시가 오는 6월 말 노인층의 시내버스 무임승차제를 시행하겠다고 2월 7일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다만 도시철도 무임승차 나이를 '70세 이상'으로 지금보다 5살 높이는 안이 뜨거운 논쟁거리인데요.
7일, 지금까지와 조금 다른 방안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 얘기 권윤수 기자와 함께 나눠봅니다.
권윤수 기자, 먼저 시내버스 무임승차제부터 알아보죠.
6월 28일부터인가요?
◀기자▶
6월 28일부터 70세 이상 대구 시민은 대구 시내버스도 무료로 탈 수 있습니다.
지금은 도시철도만 65세 이상이 무료로 이용하고 있죠.
대구시는 교통 수송 분담률을 분석했더니 버스가 분담하는 비율이 도시철도 분담률보다 2배 더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도시철도만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한 건 "역세권 가까이 사는 일부 어르신만 혜택을 누리게 해 반쪽짜리 지원책"이라고 이번 정책 시행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황순조 대구시 기획조정실장입니다.
◀황순조 대구시 기획조정실장▶
"대구의 경우 교통 수송 분담률이 버스가 17%로 도시철도 8%에 두 배에 달해 도시철도보다 버스를 더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역세권 가까이 사는 일부 어르신들만 무임 교통 서비스 혜택을 누리는 등 실제 이용이 훨씬 많은 버스에 대한 지원은 전무해 반쪽짜리 대책에 불과하였습니다."
◀앵커▶
그 대신 도시철도 무임승차 나이를 70세로 높이려 하고 있죠?
◀기자▶
시내버스 무임승차를 시작하면 재정 부담이 되니까 도시철도 적자분을 조금이라도 메워보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대구시는 "노인복지법이 제정된 1981년의 평균 수명은 65세였지만, 40년이 지난 2022년 평균 수명은 84세로 20세가 늘었다"면서 나이 상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대법원 판례에서도 노동 가능 연령을 1989년 전까지는 55세로 봤지만, 1989년부터는 60세, 2019년부터는 65세로 높아져 노인에 대한 기준 연령이 상향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022년 서울시 노인실태조사도 언급했는데요.
서울시가 노인들에게 스스로 몇 세부터 노인으로 생각하는지 물어봤을 때 평균 72.6세로 대답했다는 겁니다.
◀앵커▶
이 분위기라면 도시철도 무임승차 나이 상향을 강행할 것 같은데요. 조금 다른 이야기가 나왔다는 건 뭐죠?
◀기자▶
대구시는 버스 무임승차 조례까지 제정됐기 때문에 애초 계획대로 도시철도 무임승차 나이를 70세 이상으로 높이는 걸 시행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와 대구시의회를 방문했더니 "혜택 보던 사람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 단계적 도입은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와서 이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무임승차 나이를 한쪽에서는 한 살씩 낮추고, 한쪽에선 한 살씩 높여서 결국엔 '70세 이상'으로 맞추겠다는 건데요.
2023년 6월 말부터 시내버스 무임승차를 75세 이상부터 시작하고요.
그러니까 이 안은 홍 시장 공약에서 밝힌 70세부터가 아니라, 75세부터 버스를 무료로 타는 겁니다.
2024년 1월 1일부터 버스는 74세 이상 무임승차, 도시철도는 66세 이상 무임승차 하는 것으로 시작한 뒤 해마다 한 살씩 낮추고, 높이는 안입니다.
이렇게 하면 2028년부터 버스와 도시철도 모두 70세 이상 무임승차 하는 것으로 맞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에도 단점은 있습니다.
황순조 대구시 기획조정실장의 말 들어보시죠.
◀황순조 대구시 기획조정실장▶
"65세에서 69세까지 기존 수혜자들이 혜택이 일시에 중단되는 문제는 해결할 수는 있으나 버스와 도시철도 간 서로 적용 연령이 달라서 무료 환승이 불가능한 심각한 문제점도 발생하게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버스와 지하철 무료 환승이 안 되는 연령이 생기겠네요.
어찌 됐든 결정을 빨리 내려야 할 텐데요.
◀기자▶
대구시는 의견 수렴과 분석을 거쳐서 3월 중에는 어떻게 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애초 안대로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무임승차 나이를 2023년부터 70세 이상으로 시행하면 돈이 더 들어갑니다.
버스 무임승차는 새로 시행하기 때문에 해마다 350억 원이 더 투입되고, 도시철도는 무임 연령을 높여 150억 원을 아낄 수 있어서 따지고 보면 200억 원이 더 듭니다.
나이를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안은 해마다 재정 지원에 영향이 없다고 합니다.
대구시는 노인 복지를 위해 돈을 더 써야 하는 상황이 오면 고강도 지출 구조 조정과 공공 부문 경영 혁신으로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