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의 KAL858기 수색 조사 결정에 유족들은 환영하면서도 진행 속도가 너무 늦다면서 불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더구나 정부가 수색 조사 계획을 세우면서 예산을 확보하지 않아 조사가 내년으로 미뤄지자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한태연 기잡니다.
◀기자▶
정부 수색조사단의 가장 큰 임무는 대구MBC 특별취재단이 수중 촬영한 비행기 동체가 KAL858기가 맞는지 확인하는 일입니다.
수직 꼬리 날개에 새겨진 기체 등록번호 HL7406이나 태극 무늬 엠블럼을 찾으면 됩니다.
수직 꼬리 날개와 가까운 곳에 있는 블랙박스가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이종인 수색단장/대구MBC 특별취재단
" 전번 탐사에서 확인한 것으로서는 40m 이내니까 내려가서 그 덮여 있는 그물을 대강 잘라내고 그다음에 덮여 있는 물때라든가 이런 거를 브러시로 긁어내고 사진 찍고 그러면 되는 거예요."
2억 원의 비용에 2주면 충분해 유족들은 이 방법을 정부에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안전 상의 이유를 들어 싱가포르에서 탐사선을 빌려 수색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유족들은 이렇게 하면 예산이 열 배 이상 더 들기 때문에 국민 여론이 부담스럽다면서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유인자 부회장/KAL858기 탑승 희생자 유족회
"쉽게 갈 수 있는 방법도 말씀을 드렸습니다. 네 차례나 다녀온 MBC 조사단과 이종인 대표가 적은 비용으로도 로고, 엠블럼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는데 정부는 커다란 예산을 받는 (방법을 선택했어요)"
더욱이 정부는 이런 계획을 세우면서도 예산도 확보하지 않아 수색 조사는 해를 넘겨 내년 2월이나 돼야 가능합니다.
정부의 이런 늑장 대응에 유족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인터뷰▶연제원 고문/KAL858기 탑승 희생자 유족회
"우리는 유해도 찾아와야 하고 인양도 해야 하고 진상 규명도 해야 하고 앞으로 할 일이 너무 너무 많은데 우리 정부는 무엇을 어떻게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줄 것인지 그게 너무 너무 답답한 거예요."
외교부 차관은 지난 23일 예산을 마련하지 못해 수색 조사가 늦어진 데 대해 유족들을 만나 사과하고 정부를 믿어 달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와 공수처 문제 등으로 여야가 극단적인 대립으로 치달으면서 예산 확보도 계획대로 될지 장담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인터뷰▶안민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탐사선을 확보하는 그 문제, 그 문제는 예산의 문제와 연동이 되어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미리미리 예산을 확보를 해 놓고 배를 스탠바이(대기) 시켜 놔야 되는 것이죠."
정부의 수색조사단이 KAL858기를 확인한다고 하더라도 동체 인양이 바로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동체 인양과 관련해 미얀마 정부와 다시 협의를 해야 하고 미얀마에서는 4월 중순 이후부터 사실상 우기가 시작하기 때문에, 인양 작업이 건기인 내년 10월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MBC 뉴스 한태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