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문화방송은 최근 지역대학이 받는 정부 지원금이 수도권 대학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는 뉴스 전해드렸는데요.
정부가 대학을 평가해 지원금을 결정할 때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는 신입생 충원율은 지역 대학과 수도권 대학을 같이 적용하고 있습니다.
지역대학의 재정위기를 더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윤영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윤영균 기자▶
간호학과를 제외한 신입생 등록자 모두에게 장학금을 주겠다는 대구의 한 전문대학 광고입니다.
2018년 폐교한 대구미래대는 재단 소속 장애인 시설 거주인 14명을 허위 입학 처리했다가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대구대 총장은 지난 3월 사퇴 선언을 했다가 학교 법인의 총장 직위 해제 처분, 이에 대한 총장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지금까지 내홍에 휩싸여 있습니다.
모두 신입생 충원율을 높이려다 벌어진 일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4년제 수도권과 지역 대학의 신입생 충원율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수도권 대학 충원율은 변동이 없지만 지역 대학은 6%P 감소했습니다.
지역대 안에서는 사립대가 8%P 줄었고 국공립대는 3%P 정도 감소했습니다.
앞으로 지역 대학과 수도권 대학의 신입생 충원율 차이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구문화방송과 부산문화방송 의뢰로 부경대학교 지방분권발전연구소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10년간 신입생 충원율이 60% 이하가 되는 대학은 26곳이었고, 이 가운데 70%가 지역 대학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임은희/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우선은 대학이 학생 수가 줄어드는 거를 전제로 정책을 펴야 하는 거잖아요? 이게 당장 어디서 학생을 데리고 올 수도 없는 상황인 거고, 그렇다면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지역에 있는 대학이 유지가 되려면 사실상 돈의 문제에요"
문제는 정부가 대학에 지원금을 줄 때 학생 충원율을 중요한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점입니다.
"학생 수가 많은 수도권 대학이 유리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정부는 지역대학의 학생 충원율 기준을 수도권 대학보다 조금 낮췄습니다"
하지만 기준을 낮추는 대신 배점은 오히려 늘렸습니다.
지난 2015년 1주기 대학역량평가를 할 때 8점이던 학생 충원율 배점은 2주기에는 10점, 올해 발표된 3주기 평가에서는 20점으로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결국 지역 대학 입장에서는 갈수록 정부 지원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겁니다.
◀인터뷰▶한윤환/경성대 교수
"지방 대학의 재정 문제나 위기는 극복하려면 진짜 어떻게 정부 정책의 시각, 패러다임 자체가 완전히 안 바뀌면 해결은 거의 난망하다고 생각됩니다"
(윤영균)수도권 대학에 밀려 고사위기를 맞고 있는 지역 대학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역 대학에 특화된 평가 기준과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영균입니다. (영상취재 장우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