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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대구도시철도 4호선 어떻게 되나?···정치권 "재검토하라" 대구시 "실현 불가능한 주장"


갑자기 AGT 말고 지하화 요구?
대구시는 수성구민운동장에서 동대구역, 엑스코를 지나 동구 봉무동에 이르는 구간에 도시철도 4호선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4호선이라는 공식 명칭 전에는 '엑스코선'이라 불리기도 했는데, 3호선처럼 모노레일로 건립할지, 1호선처럼 지하철로 건설할지, 아니면 대구 최초로 '트램' 방식을 도입할지 논의가 오랫동안 이어져 왔습니다.

그러다 대구시는 2023년 3월 철제 차륜 방식 이른바 AGT 경전철로 건설하기로 확정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4호선의 방식이 정치권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10월 28일 서울에서 열린 대구시-국민의힘 예산 정책협의회에서 대구의 일부 국회의원들이 대구시에 4호선 차량 방식을 다시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겁니다. 

대구시가 2025년도 대구 추진 사업을 설명하면서 국비 예산이 모두 반영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는 자리였는데, 4호선 건립 예산도 항목에 들어있어서 갑자기 차량 방식 재검토 요구나 나온 겁니다. 

대구 동구갑이 지역구인 최은석 국회의원은 "파티마 병원부터 대구공고 네거리로 이어지는 도로의 폭이 좁아 중간에 교각을 세워 4호선을 건립하면 경관을 해쳐 주민 불편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개방성 같은 것도 모노레일에 비해서 많이 좀 떨어진다"면서 "완전히 지하로 가는 것도 좀 검토 한번 해보고, 전체적으로 한번 좀 검토를 좀 차분하게 한번 해보자 이런 말씀을 드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전임 대구시장으로서 4호선 건립을 직접 추진한 권영진 국회의원은 "모노레일의 경우 일본 업체가 차량 제작을 거부해 추진이 불가능하더라도 주민 불편이 많이 예상된다면 지하화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지하화할 경우 예산이 1조 2,000억 원 정도로 늘어나며, 예비 타당성 조사를 다시 받아야 해 예타 면제 사업으로 추진해야 사실상 건립이 가능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대구시 "대안 될 수 없거나 실현이 불가능한 주장"
홍준표 대구시장은 28일 예산 정책협의회에서 국회의원들의 이런 요구에 특별한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사흘이 지난 10월 31일 설명자료를 통해 재검토를 거부한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대구시는 "도시철도 4호선의 조속한 개통을 원하는 많은 시민의 기대와 달리 대안이 될 수 없거나 실현이 불가능한 주장으로 사업이 지연되지 않기를 당부드린다"라고 밝혔습니다. 

"3호선 모노레일 제작사가 '철도안전법'에 따른 형식승인 검증을 받을 수 없다는 사유로 차량 제작을 거절함에 따라 모노레일에서 AGT로 변경했다"면서 "다른 모노레일 제작사에 차량 제작을 검토 의뢰했지만 전부 불참을 통보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서 지하화를 검토했지만 과다한 총사업비 증가로 사업 무산이 우려돼 기존 고가 방식 적용을 결정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4호선 건설 사업과 관련한 논란이 지속될 경우 사업이 지체될 수 있음을 알린다"라며 경고했습니다. 

한마디로 모노레일은 제작할 업체가 없어서 안 되고, 지하화는 돈이 많이 들어서 안 된다는 말입니다. 

다만 대구시는 서울, 부산, 인천에서 쓰고 있는 구조물보다 폭이 좁은 슬림한 상판을 적용해 기본계획 승인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부산의 경우 상판 폭이 최대 8.9m인데, 7.69m로 1m가량 좁혀 주변 경관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설명입니다. 


차량 방식 재검토하면 2030년 개통 불가능
도시철도 4호선은 건설업체가 설계와 시공을 책임지는 '턴키' 방식으로 건설하기로 하고 이미 7월 입찰 공고가 났습니다. 

대구교통공사는 12개 정거장으로 이뤄진 4호선을 2구간으로 나눠서, 정거장 4개소를 짓는 1공구, 정거장 8개소와 차량기지 1곳을 짓는 2공구 건설공사에 대해 입찰 공고를 냈습니다. 

2025년에는 국비 210억 원을 받아 지방비를 보태서 실시설계를 하고 착공할 예정입니다. 

대구시는 "현재 턴키 발주 중으로 사실상 공사를 시작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차량 방식 재검토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도시철도 3호선 수성시장역을 가면, 현재 우려스러운 구간에 4호선의 모습이 어떻게 놓일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수성시장 주변은 도로 폭이 좁은데, 그곳에 역을 짓다 보니 역 주변은 햇볕이 잘 들지 않아 어두침침하고, 답답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3호선은 레일이 1개인 '모노' 레일이어서 역 말고는 3호선 차량이 지나는 교각은 상대적으로 좁아 경관을 해친다는 느낌이 덜한데, 4호선의 경우는 도로 중간에 마치 고가도로를 하나 세우는 형식이어서 특히 도로 폭이 좁은 구간에서는 주민 피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 차량이 레일을 감싸는 형태로 움직이는 3호선과 달리 4호선은 철제 차륜 방식이라 소음도 3호선보다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부 국회의원들의 요구도 이런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됐습니다. 

하지만 이미 공사가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현실성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권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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