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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짙어지는 일본 우경화···'혐한'의 현주소는?

한국과 일본은 과거사 문제 등을 두고 수십 년 동안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극우 정권인 아베 정권이 들어선 뒤에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해졌는데요. 일본 내의 혐한도 매우 커졌다고 합니다. 실제로 일본 내의 혐한이 얼마나 심각한지, 이재문 대구MBC 통신원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Q 일본의 '혐한' 변천사

제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 혐한이라는 말이 일상적으로 통용된 것은 2천 년도쯤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넷 우익'이라고 하는 인터넷 상에서의 우익이 사용을 하기 시작했고, 그리고 2005년에 만화 '혐한론'이 발행되면서 히트를 치고 그리고 관련 혐한 서적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혐한이라는 말이 어느 정도 정착됐다고 생각이 됩니다.

제가 일본에 왔었던 90년대 초반에는요 조선학교 여학생들이, 교복으로 치마저고리를 입습니다만, 치마저고리를 입고 등하교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커터칼로 치마저고리가 찢기는 사건이 종종 발생하게 되었고요. 그 이후로 등하굣길에는 교복을 입지 않고 사복을 입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면서 '재일동포들의 특권을 용서하지 않는 모임'이라든가 우익 단체들이 실질적으로 행동에 나서게 되고 조선학교나 재일동포들이 사는 거주지 주변으로 찾아가 위협을 하는 그런 일이, 일본에서는 헤이트 스피치라고 합니다만,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게 됐고요.

초창기라고 할까요? 관제데모는 아닙니다만 일본 정부에서는 어느 정도 처음에는 이 부분을 용인했다고 보이고요. 지금은 어느 정도의 최소한의 조례로써 제정은 되어 있습니다만 크게 구속력은 없다고 생각되고요. 지금 현재도 한인타운을 위주로 한 여러 곳에서 재일 동포들을 위협하는 헤이트 스피치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홍성국(재일동포)

저는 3세입니다만, 지금부터 30년 전까지는 일반적으로 길거리에서 폭력도 있었습니다. 제가 조선(한국) 피를 잇고 있다는 걸 알게 된 시점에서 일반적인 어린이였지만, 돌이 날아오고 막대기로 맞고 하는 등의 일이 30년 전까지 있었습니다. 점점 한일 월드컵이나 특히 한국 예능이 유행하게 되어서 그때부터 한국인에 대해서는 조금 이해가 늘었다고는 합니다만, 지금까지도 일본 국가로서의 방침이 당시와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옆 나라 조선반도 탓으로 하는 습관은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폭력은 없어졌지만 음습하게 되었다고 할까, 미디어에서 철저하게 정신적인 공격을 한다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개개인의 취직에서의 차별은 충분히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쉽게 말하면 조선학교 문제라든가, 길거리를 걷는 헤이트 스피치라든가, 인터넷에서의 넷 우익의 존재, 그런 부분은 역으로 심해진 것도 있지 않은가, 저는 그렇게 느낍니다. 피부로 느낍니다.

Q '혐한'에 대한 일반 국민 반응?

일반 일본 국민들이라고 하면 이 혐한, 헤이트 스피치에 대해서는 굉장히 반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단지 우려되는 것은 워낙 서적이나 출판물, 그리고 TV 매체 등을 통해서 혐한을 조장하는 분위기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그런 부분이 아닐까 싶고요.

여러 가지 쓴소리를 하고 제동을 걸 수 있을 만한 패널리스트들은 어느샌가 텔레비전 화면에서 한 사람 두 사람 사라지게 되고요. 서로 경쟁하듯이 한국 때리기, 북한 때리기를 통해서 시청률을 확보하려고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물론 이성적인 일본 일반 시민들은 동요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만 어떻게 보면 일본 정부에서의 방향 제시, 또 그런 방향 제시에 따라서 추종 세력들이 성장을 하고 이것이 장기화됨으로 해서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역사 왜곡, 역사 수정, 역사 지우기, 혐한, 이런 것들이 일본 국민들에게 침투되지 않을까 걱정되는 수준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오카와 마사하루 (반전시위 참가자)

(일본인들에게 재일동포란 어떤 이미지인가요?)

일반적인 일본인은, 특히 지금 살아가고 있는 일본인은 옛날 사람은 별개이고요. 나쁘게 얘기하면 이해가 안 되고 이물질이지요.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물질, 뭔가 사이가 안 좋고, 어둡고, 부정적 이미지의 이국인이라고 할까. 왜, 바깥이라는 게 그렇지 않나요? 자신들 안쪽 사람이 아닌, 게다가 경우에 따라서는 적대를 하거나 해를 끼치거나 라는 이미지로 보는 것이 재일동포를 바라보는 일반적인 일본인의 이미지인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도 헤이트 스피치가 계속되고 있지요?)

그런 것이 단적인 예입니다. 게다가 악질적으로 헤이트 스피치를 선동하고 있는 무리들은 그런 것으로 일본인을 하나로 하려고, 끌어 모으려고 그런 패거리들이 의식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용서할 수 없는 얘기입니다.

로세꼬

(한복을 입고 있습니다. 무슨 일로 입고 계신가요?)

이 옷은 조선(북한)에서 구입했습니다. '즐거운 조선'을 전하는 활동을 하고 있고요, 그것 때문에 왔습니다.

(미디어에서 북한 때리기가 상당히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을 볼 때 어떤 기분인가요?)

마음이 아프죠. 어떤 나라든 좋은 면도 나쁜 면도, 어느 나라라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도 어떤 나라에서 욕을 먹을지도 모르고, 하지만 좋은 면도 있고요. 한국도 마찬가지고요. 조선(북한)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나쁜 부분도 있지만 좋은 부분도 있다, 이렇게 즐거운 문화도 있다고, 그런 부분을 전하고 싶어서, 그런 부분을 전하고 있는 거죠.

Q '혐한' 현상의 원인은?

정치권과 미디어가 혐한이라는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다른 전문가분들의 고견도 있겠습니다만 제가 느끼는 부분은 2002년 고이즈미 정권 때 방북을 해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돌아오는 길에 다섯 명의 납치 피해자들을 데리고 옵니다.

그러므로 해서 그 당시까지만 해도 진보나 좌파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북한 옹호 내지는 음모론이다라는 부분에 있어서 구심점을 잃어버리게 되죠.

그런 분들이 발언권을 모두 잃어버리게 되고 그럼으로써 우경화가 가속될 수 있었던 발판이 된 그런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국 때리기, 북한 때리기, 그중에 혐한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당시 고이즈미를 따라서 북한에 가서 납치 피해자들을 데려왔던 그 담당 장관이 또 전 아베 총리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이 지금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Q '일본회의'의 영향력은?

일본회의는 일본 최대의 보수단체이고요. 1997년에 만들어졌고요. 전국 조직이면서 약 4만 명 가까이 조직원이 있습니다.

현재 기시다 내각에는 약 20여 명의 내각 관료가 있습니다만 이 중에 17명이 일본회의와 비슷한 우익 성향의 단체에 가입이 되어 있고요. 누구보다도 기시다 총리 자신이 일본회의 의원단 소속입니다.

일본회의의 주된 주장으로는요, 일본의 전쟁 도발이 아시아 해방을 위한 정의로운 전쟁이었다고 주장을 하고 있고요.

천왕은 물론 총리의 공식적인 야스쿠니 참배, 그리고 젠더 평등과 일본 부부 별성 제도(부부가 각자의 성씨 유지)를 절대 반대하고 있고요. 이런 것들을 종합해볼 때 일본회의가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냐라고 말씀하시는 질문에는 영향이 아니라 일본회의 그 자체가 주체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Q 1970년까지는 진보적 분위기?

말씀하신 부분은 60년, 70년 안보 투쟁입니다.

미일 안보 동맹에 대한 일본 국민의 강력한 저항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일본 정치권에 큰 영향력을 미칠 만한 시민들의 움직임, 개혁은 없었고요.

그 이후에 일본 최대의 절정기 버블 시대로 들어가게 됩니다.

2천 년 이후에 일본의 우경화가 가속화되면서 한때 민주당 정권이 3년 정도 정권을 잡았습니다만 이 시기에 역시 분열이 이어지고, 더군다나 동일본 대지진이 오면서 민주당은 다시 정권을 잃어버리게 되고요. 그 이후에 계속 진보 세력은 구심점을 잃고 아직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이런 실정이 되겠습니다.

Q '반일'에 대한 일본 국민 인식은?

일본에 혐한이 있다면 한국에는 반일이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 상황을 돌이켜 생각을 해보면요.

양국의 혐한과 반일이 있고, 그 또한 양국의 정치적 마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간 수백만 명 이상이 서로 왕래를 하는 그런 상황이었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런 정치적인 대립과 마찰과는 별개로 민간인들의 교류가 이어졌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부분을 감안한다면 앞으로도 혐한, 혹은 반일, 혹은 정치적 마찰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양국 간의 민간 교류, 민간 차원의 왕래는 그런 걱정 없이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주변에 일본인들도 코로나가 종식돼서 빨리 한국 가서 한국 문화와 음식을 즐기고 싶다는 부분이 많습니다. 한국에 계신 분들도 마찬가지로 빨리 코로나가 종식돼서 일본 문화와 일본 먹거리를 즐기고 싶다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Q 일본에서 '사회적 약자' 현주소는?

제가 한국을 떠난 지 30년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한국 사회의 변화를 피부로 못 느끼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다문화 가정이 많이 생겼다거나 외국인 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이 됐다, 미투 운동 등을 통해서 여성이나 사회적 약자, 불이익을 당한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졌다, 라는 부분을 접하고 있는데요. 이런 부분 또한 한국이 일본을 추월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는 사회적 약자, 여성, 외국인 이런 부분에, 미투 운동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아직 침투가 되려면, 그리고 널리 인식이 되려면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요.

그런 한 예로 일본의 외국인 수용소에서는 외국인들이 죽어나가고 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아사, 굶어 죽는 경우도 있고요. 병사를 하기도 하고 자살을 하기도 하고. 이런 외국인에 대한 처우에 대한 편견과 차별, 이것이 한국의 지금 상황과 비교해 본다면 이렇게나 달라졌구나라고 느낄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더군다나 노동력을 필요로 해서 들여온 기능 실습생 제도, 이 제도를 이용해서 또한 외국인 차별과 착취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고요.

3년 전에 야당 합동 실태 조사가 있었습니다.

그 실태 조사 대상으로 7천 곳 기업을 조사를 했습니다만, 4천 곳 이상이 노동기준법에 위반이 됐다고 적발이 됐습니다.

반 이상이, 외국인 고용을 하고 있는 반 이상의 기업이 노동법을 위반하며 외국인을 고용하고 쓰고 있다는 현실이 되겠습니다.

저는 일본에 오랫동안 살고 있고 저보다 더 오래 계셨던 재일동포 1세, 2세 계시겠지만 재일동포뿐이 아닌 하루빨리 사회적 약자, 외국인, 모든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이 조금이라도 일본 사회에서 줄어들기를 바라는 마음을 마지막으로 전합니다.

심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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