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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원전 사고 11주년···후쿠시마 현장을 가다

2022년 3월 11일은 일본 동북부 태평양 연안에서 발생한 쓰나미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를 덮친 지 11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전력 공급 중단, 백업용 배터리 중단, 이동식 발전기 연결 실패 등을 거치다가 결국 수소 폭발, 원자로 파손, 노심 용융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발생한 지 11년이 지났지만 후쿠시마 주민 상당수는 아직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 이곳에서 살던 어린이들은 다른 지역보다 50~80배 높은 비율로 갑상선암에 걸려 소송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후쿠시마의 현재 모습은 어떤지 이재문 대구MBC 통신원이 현지에서 직접 전해드립니다.

<이재문 대구MBC 통신원>

Q 일 정부, 후쿠시마 부흥 홍보하는데···

일본 정부에서 말하는 부흥이라는 것이 어디까지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부 지역, 예를 들어서 작년(2021년)에 올림픽 경기가 열렸었던 J 빌리지 경기장 주변과 후쿠시마 원전에서 약 20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만, 나미에 마을 국도 주변에 새로 생긴 휴게소, 이곳이 나미에마치 국도 휴게소가 되겠습니다.

동일본 대지진 때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곳 중의 하나이고요. 일본 정부에서는 부흥의 상징으로서 대표적으로 자랑하기 위해서 만든 그런 곳이기도 합니다. 앞에는 마을 청사가 있고요, 그 주변의 도로는 아주 깨끗하게 정비를 해놨습니다.

안쪽으로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런 곳들을 보면 물론 길도 새롭게 정비되어 있고 주변 모습을 보면 어느 정도 '이제 새롭게 출발할 부흥이 됐구나'라고 느낄 수는 있습니다만, 정말 표면적인 일부의 한 지역이고 조금 더 길을 들어가거나 아니면 마을과 마을을 이동하는 주변을 보면 방사능을 걷어내는 제염 작업조차 아직 충분하지 않은, 제가 차를 타고 직접 주행을 했습니다만 '제염토'를 실은 트럭이 빈번하게 수십 대가 지나갈 정도로 계속 지금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물론 피난민 생활, 실향민 생활을 하는 사람도 6만 명 이상이 지금까지도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부흥이다"라고 얘기하기는 제가 보기엔 좀 어려울 것 같고 이걸로 "부흥의 시작이다"라고 하면 납득이 될 만한 정도 수준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재문 통신원 "(후쿠시마)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오사와 "보도가 점점 적어지기도 하고 잊어버린 분도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실제로 이곳 군마에도 피난 와서 못 돌아가는 분도 많이 있고, 직접 만나서 실체를 말하는 것을 이야기를 들으면 역시 원전사고의 비참함은 자연재해하고는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재문 "원전 사고로 10년이라는 시기는 뭘 말할 수 있는 기간이 아닌 거죠? 20, 30년은 지켜봐야 하는 거죠?"

오사와 "정부 대응을 보면 빨리 끝난 것으로 하려는 것이 전해지는데, '그건 아니지'라고 생각합니다."

이재문 "작년 올림픽을 본 세계 여러 사람들은 '후쿠시마 괜찮네'라는 인상을 받았겠죠?"

오사와 "그렇게 해서 끝난 것처럼 하고 싶은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점점 후쿠시마 부흥이 진행되고 있다고 내보내고 싶어 하겠지만 실제로 얘기를 들어보면 아직이고, 쉽게 끝나지 않을 겁니다"

우라야마 "제가 마침 11년 전 후쿠시마 스카가와시라는 곳에 살고 있었고, 굉장한 피해도 있었고, 친구도 절친 한 명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역시 사실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재문 "군마 분인데 당시에 후쿠시마에 있었다는 것인가요?"

우라야마 "그렇습니다."

이재문 "정부 측 입장에서는 부흥을 호소하고 있고, 상당히 마무리된 듯이 이야기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라야마 "아뇨, 전혀 끝나지 않았죠. 특히 후쿠시마에 원전 근처에 대해서는요. 산리쿠, 쓰나미로 피해를 입은 지역은 상당히 부흥된 것 같습니다만, 여러 곳이 무너지고 살고 있던 사람들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 원래대로는 돌아갈 수 없으니 그런 면에서 진정한 부흥이라는 것은 한참 나중이라고 할까, 아직이라고 생각합니다.

Q 후쿠시마에 아직 남은 문제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에 대한 문제는 아직 많이 산재되어 있고요. 무엇보다도 원전 폐로가 언제 명확하게 될지 불분명한 상태입니다.

현재 동경 전력에서는 멜트다운이 된 데브리(노심 용융된 핵연료)에 로봇을 넣어서 일부 샘플을 채취하는 정도의 수준이고요. 이것이 10년, 20년, 30년 뒤에는 깨끗하게 처리가 되느냐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그리고 후쿠시마 현내의 아동 갑상선암 발생이 지난 11년간 약 300명입니다.

이 숫자는 후쿠시마 외의 일본의 타 지역의 50배에서 80배 정도 되는 숫자이고요. 아주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아직 6만 명이 넘는 실향민들이 후쿠시마를 떠나서 타 현에서 생활을 하고 있고요. 10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일본 정부에서는 지원금이나 보조금을 없애고 있는 상황이어서 실향민에 대한 아픔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Q 갑상선암 환자들, 동경전력 상대 소송?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 후쿠시마 현 내에 거주를 하고 있었던 6세부터 17세 당시 아동 6명이, 지금 현재는 17세에서 28세입니다만, 갑상선암이 발병을 했고요. 이 여섯 명이 원고가 돼서 동경전력 상대로 제소를 했습니다.

제가 만나봤던 원고 사례자 한 분은요, 현재 20대 중반으로 대학생 때 발병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실제로 대기업에도 취업을 했습니다만 건강 상태가 악화가 돼서 지금은 퇴사를 하고 일반적인 사회생활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또 한 학생은, 사회인이죠, 또 한 학생은 네 번 정도 기업의 이력서에 병력을 적는 난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적었더니 채용이 되지 않았고 다섯 번째 회사에서는 병력을 묻지 않는 IT 관계 회사였고 바로 취업이 됐다고 합니다. 지금은 사회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이 말하는 것은 "인과관계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타당한 상황인데도 인과관계가 없다고 말을 잘라서 할 수 있는 그런 상태가 너무나도 억울하고 화가 난다"라고 하고요. 한 어머니, 부모님께서는 "원전에서부터 100km 이상이 떨어진 곳이어서 안이하게 생각을 했다. 그 당시에 이사를 했으면 내 아이가 이런 병이 걸리지 않았을 텐데"라고 "그 아이에게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뿐이다"라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지금 현재 후쿠시마 현 내에 원전 사고 발생 이후에 300여 명의 아동 갑상선암 환자가 발생했습니다만 이번에 제소한 것은 6명뿐입니다. 변호인단은 "이런 움직임을 통해서 동참할 수 있는 분들이 더 늘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하고요. "일본 정부나 동경 전력에 대해서 성실한 태도로 임하기를 촉구한다" 이런 말씀이 있었습니다.

이재문 "소아 갑상선암 원고 측에 취재도 했었습니다만, 역시 아직 진행 중인 것 같습니다."

우라야마 "갑상선암에 대해서는 저는 지식도 부족해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떤 영향은 몇 년 후에, 그것이 10년 후일까 20년 후일까 모르겠습니다만, 나올 가능성은 있겠지라고 생각합니다."

이재문 "10년 지나서 '예, 끝입니다'는 아닌 거죠?

우라야마 "아니죠. 게다가 최근에 유럽에서 원전이 퍼지려고 하는 것이 정말 이대로 괜찭을까, 일본에서 이런 사건이 일어나서 독일에서 그만둔다고 발 빠르게 했었는데, 그러다가 다시 넓히려고 하고 있는데, 에너지라든가 여러 가지 면에서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Q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시작됐나?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 처리수를 그대로 바다에 방류한다는 결정을 작년(2021년) 4월 13일에 했습니다. 당초는 "어민은 물론이고 현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서 결정을 하겠다"라고 했습니다만 일방적인 무시로 결정을 내리게 된 것입니다.

현민들의 반대는 약 60% 정도입니다만 아무튼 일본 정부의 의지는 확고해 보이고요, 부흥청에서 일반적으로 중고등학교에 어떤 전단지나 찌라시, 알림을 보낼 때는 교육위원회를 통해서 보내고 있습니다만 부흥청에서 "이 처리수가 안전하다. 오염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찌라시를 교육위원회 통보 없이 개별 학교로 직접 보내는 일이 있어서 또 물의를 빚기도 했고요. 이런 홍보 작전을 보더라도 내년(2023년) 이맘때쯤이면 실제로 바다에 방사능에 오염된 처리수가 방류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Q 동일본 대지진 당시 상황은?

아시다시피 지난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있었습니다. 일본 지진 관측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인 지진 강도 9, 사망·행불자가 2만 5천 명을 넘었고요 피난민만 해도 12만 명이 넘었습니다.

더더욱 불행한 것은 그 진원지 근처에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있었다는 것이죠.

당시 일본은 원자력 발전이 전체 전력 공급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었고요, 54기가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지금 현재는 동일본 지역이 아닌 서일본 지역을 중심으로 9기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는 당시 규슈 지역의 역사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고요, 취재팀이 서둘러 귀국을 한 후에 저는 쓰나미 피해가 심각했던 이와테현 해안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자연의 파괴력의 엄청난 힘을 눈앞에 하고, 평소에 쓰는 말은 아닙니다만, '망연자실이라는 게 이런 것이구나'라고 현장을 보고 느꼈던 기억입니다.

하지만 현지에서 일주일, 이주일 취재를 진행하면서 또 하나 느낀 것은요. '아, 인간의 힘 또한, 이 극복해 나가는 인간의 힘 또한 엄청나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던 그런 기억입니다. 아무튼 이런 재난 재해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다시 한번 말씀드려봤습니다.

심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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