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홍준표 대구시장이 8월 27일 오후 자신의 SNS에서 대구 경북 행정·통합이 무산됐다고 사실상 선언했습니다.
최근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서로의 의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통합 무산 가능성이 제기됐었는데요,
경북 도의회에서 대구시의 일방적이고 성급한 행정 통합 추진에 대한 비판이 커진 게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박재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구 경북 행정·통합이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8월 27일 오후 자신의 SNS에서 "지난 3년간 끌어오던 지방행정 개혁이 생각이 서로 달라 무산된 것은 참 아쉽다"며 행정 통합 무산을 공식화했습니다.
이어 "더 이상 대구·경북 통합 논의는 장기 과제로 돌리고 우리는 대구혁신 100 과제에만 집중하는 게 대구·경북의 갈등을 수습하는 방안이 될 것 같다"며 "그간 대구·경북 통합을 지지해 주신 시도민들에게 송구스럽고 죄송스럽다"고 밝혔습니다.
행정 통합 합의안 마련의 데드라인을 하루 앞두고 이런 결단을 내린 것은 최근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일부 핵심 쟁점에서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대립각을 세웠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홍 시장은 "오늘 경북 도의회가 대구 시장 성토장이 된 것은 유감"이라며 "도의회 동의는 어려울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같은 날 경북도의회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속도전 하듯 졸속으로 추진되는 상황을 반대한다', '도민의 의지라는 대의명분 없이 졸속으로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 '도지사와 시장 간 엇박자로 행정력이 낭비되고 두 단체장의 정치적 전략에 놀아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거친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제349회 경북도 의회 임시회/8월 27일 오후)
"시군을 축소하면은 누가 협조 해주겠느냐? 더 큰 대구를 만들고 북부지역에 하나 조금, 동부에 조금 이렇게 만들면 이거 경북 사람들이 누가 협조하겠느냐? 아니 불가능한 이야기 아니냐?"
경상북도는 홍 시장의 발언에 대해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대구·경북 행정 통합 추진을 공식화 한 건 지난 5월 17일.
결국 100일 남짓 한 시간 동안 경북도 내 시군 권한과 포항 청사 설립 여부 등을 두고 시도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행정 통합 논의는 무산됐습니다.
시도민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추진했다는 비판 속에 좌초한 대구·경북 행정 통합이 시도민들에게 갈등과 상처만 남기게 됐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MBC 뉴스 박재형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