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정 보도'→'반론 보도' 슬그머니 수정
홍준표 대구시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거짓 주장을 하면서 언론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자 일부 글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1월 14일 오전 "대구mbc가 가짜뉴스의 진원지임을 정정 보도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라는 글에서 정정 보도 대신 반론 보도로 바꿨습니다.
이는 대구문화방송의 '대구로 특혜 의혹' 보도와 관련해 상대방 의견을 전하는 반론 보도를 사실 관계를 바로 잡는 정정 보도라며 홍 시장이 거짓 주장을 하며 가짜 뉴스를 퍼트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뒤 이뤄진 일입니다.
홍준표 시장은 이 같은 거짓된 주장을 바탕으로 페이스북 글을 썼지만 정정 보도 대신 반론 보도로 단어만 바꿨을 뿐 대구mbc를 가짜 뉴스의 진원지라고 규정한 내용은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시민사회단체 "홍준표 시장, 너무 유치한 행동···중앙정치에서는 마치 대범한 것처럼 하면서"
시민사회단체들은 홍준표 대구시장의 이런 태도는 너무 유치한 행동이라면서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비판적인 언론과 시민사회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를 바꾸라고 촉구했습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차장은 "자신의 SNS 글을 수정한 걸 보면 추후 법적 다툼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홍 시장이 중앙정치에 대해서는 개입해서 마치 대범한 것처럼 각종 주문을 하는데 대언론 관계에서 보다 좀 대범해졌으면 좋겠습니다."고 비판했습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이게 시민들이 볼 때는 홍 시장이 유치해 보이는 거예요. 언론과 시민사회단체들에 툭하면 끝까지 가보자는 식으로 싸우려 하고 이래서 대구시정이 어떻게 될 것인가 걱정을 하는 것입니다."라며 홍 시장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도 "후안무치한 행동입니다. 자신은 모든 이들을 비판할 수 있지만 자신은 열외라는 거죠. 자기는 전지전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유형의 사람들의 행동입니다."라고 홍준표 시장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홍준표 시장이 대구시정을 비판하는 언론에 대해 근거도 없이 가짜 뉴스를 만든다고 공격하며 취재를 거부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인 언론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반론 보도'를 '정정 보도'라며 글을 올린 홍준표 시장···왜?
홍준표 대구시장은 왜 대구문화방송의 반론 보도에 대해 정정 보도라고 규정하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것일까?
대구문화방송은 2023년 7월부터 공공 배달앱 '대구로' 관련 특혜 등의 의혹을 집중적으로 보도해 왔습니다.
대구시가 추가적인 공모 절차 없이 대구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수십억 원의 과다한 예산을 지원했고, 협약과 다르게 운영업체의 지분 매각의 길을 열어주는 등 특혜 의혹이 있다는 내용입니다.
대구로 운영업체인 인성데이타는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면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 보도와 1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언론중재위원회는 사실관계가 잘못되었을 때 하는 정정 보도의 대상이 아니라며 인성데이타 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인성데이타의 의견을 싣는 반론 보도를 권고했고 대구MBC는 받아들여 11월 10일 반론 보도를 전했습니다.
'거짓 주장'을 근거로 대구MBC를 '가짜 뉴스'의 진원지라고 공격한 홍준표 시장
그런데 홍준표 대구시장은 11월 10일 방송에 앞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구MBC가 가짜 뉴스의 진원지임을 정정 보도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올렸습니다.
정정 보도와 반론 보도는 완전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을 왜곡해서 해석하고 거짓 주장을 근거로 대구MBC를 가짜 뉴스의 진원지라고 공격한 것입니다.
이는 명백한 거짓 주장으로 정보통신망법 제70조의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행위입니다.
유죄가 선고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가짜 뉴스' 양산하는 방송이니 취재 거부 계속?···"공무원에게 의무 없는 행동 요구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홍준표 시장은 또한 사실관계를 왜곡한 거짓을 바탕으로 대구MBC가 가짜뉴스를 양산하는 방송이기 때문에 대구시로서는 계속 취재 거부를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또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란 지적을 받습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타인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 행사를 방해할 때 성립됩니다.
강수영 변호사는 "시장이 일반적인 직무의 권한을 이용해서 취재 거부를 이어가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하신 것은 직무를 남용해 (대구)MBC의 취재 업무를, 권리 행사를 방해했다고 볼 여지가 있고요. 해당 공무원에게 의무 없는 행동을 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직권남용의 여지가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대구경실련·대구참여연대, '대구로 특혜' 관련해 홍준표 시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업무방 배임죄로 대구지검에 고발
대구시의 대구로에 대한 특혜 의혹 보도와 관련해 대구경실련과 대구참여연대는 2023년 9월 7일 홍준표 대구시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와 업무상 배임죄로 대구지검에 고발했습니다.
대구지검은 고발장이 접수되고 1달이 지난 뒤인 2023년 10월 19일 대구참여연대 강금수 사무처장 등 고발인들을 불러 6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습니다.
검찰은 대구로 운영업체인 인성데이타가 회원 수를 확보하며 플랫폼을 키우는 것이 어떻게 회사 이익으로 될 수 있는지 등을 묻는 등 수사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구시 고위 공무원, 대구MBC 방송 관계자 4명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경찰은 "혐의 없음"
대구경북신공항 보도와 관련해 대구시 고위 공무원은 대구MBC 기자와 보도국장 등 방송 관계자 4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경찰은 무혐의와 각하 등의 이유로 불기소 처분 결론을 내렸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대법원 2011.9.2 선고 2010도 17237 판결) 정부나 국가기관의 정책 결정이나 업무 수행과 관련한 사항은 감시와 비판의 대상으로 공직자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자 대구시 고위 공무원은 검찰에 이의 신청을 했고 홍준표 대구시장까지 직접 나섰습니다.
경찰 무혐의 결론 났지만···홍준표 시장, 이번에는 대구MBC 방송 관계자 4명 명예훼손 혐의로 대구지검에 고발
홍준표 시장은 11월 13일 대구MBC가 2023년 4월 30일 대구경북신공항과 관련한 허위 내용을 방송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대구MBC 시사톡톡 관계자 4명을 정보통신망법의 명예훼손으로 대구지검에 고발했습니다.
홍 시장의 이런 행보에 대해 자신에게 불리한 수사 기관의 결정은 입맛대로 해석하고,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 결과를 왜곡해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홍 시장의 이런 태도는 행정력과 시민의 세금을 낭비할 수밖에 없고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상황으로 가는 것입니다. 과연 갑질 언론, 가짜 뉴스를 누가 판단하고 기준을 정하느냐 이런 부분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비판 언론에 대한 취재 거부는 민주주의 기본 조건 중 하나인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