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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취재 거부와 언론 길들이기"···홍준표 대구시장 언론자유 침해,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다

대구문화방송의 대구경북신공항 보도와 관련해 대구시 책임자가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무혐의로 결론을 내면서 홍준표 시장의 언론 자유 침해에 대한 비판 여론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대구시의회에서도 다수의 의원이 대구MBC를 상대로 취한 취재 거부와 명예훼손 고소 등 언론 대응이 문제가 많다고 질타했습니다.

홍준표 시장은 언론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홍보하면서도 자신에 대한 비판 보도에 대해 재갈을 물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취임 이후 신공항 관련 보도 분석해 봤더니···
뉴스민이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 카인즈'로 권영진 전 대구시장 재임 기간과 홍준표 대구시장 취임 이후 대구경북신공항 관련 보도 건수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권영진 시장 임기 후반 1년간 1,784건, 홍준표 시장 취임 이후 1년 3개월간 1,907건으로 기사 건수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전임 권영진 시장 때인 2020년 7월부터 1년 동안은 권 시장을 비롯해 주요 인물로 거론된 사람은 11명이었지만 홍준표 시장 취임 이후에는 홍 시장 등 6명에 그쳤습니다.

권영진 시장 시절에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정당이 많이 거론됐지만 홍준표 시장 때는 대구시가 압도적으로 많이 언급됐습니다.

권 시장 때는 관련 보도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폭넓게 다룬 데 비해 홍 시장 취임 이후에는 대구시를 중심으로 다뤄졌다는 분석입니다.

이상원 뉴스민 편집장은 "홍준표 시장이 페이스북이나 이런 걸 통해서 많은 얘기를 쏟아낸 것들이 있고 또 보도자료를 통해서 많은 정보를 내놓은 것들이 있고요."라고 말했습니다.

대구시 공보실장 "신공항 비판 보도한 언론, 간판 내려야 한다"
반면 대구경북신공항에 대한 비판 보도에는 대구시가 매우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2022년 12월 지역 인터넷 매체인 뉴스민이 신공항 특별법 통과와 관련해 국회 교착 상태를 포함한 걸림돌을 짚으며 대구시의 정교한 대응을 주문했습니다.

그러자 대구시 공보실장은 SNS를 통해 해당 언론을 비판하며 간판을 내려야 한다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2023년 4월 대구문화방송이 시사 프로그램인 시사톡톡에서 신공항 특별법의 한계 때문에 대구시의 주장처럼 실질적 중추공항이 될지 미지수라고 보도했습니다.

대구시 책임자는 이번에는 한발 더 나아가 기자와 보도국장, 진행자 등 4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기까지 했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정부나 국가기관의 정책 결정이나 업무 수행과 관련한 사항은 감시와 비판의 대상으로 공직자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이 될 수 없습니다.

경찰 역시 무혐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강수영 변호사는 "이런 고소들이 반복이 되면 언론사가 자기 검열을 하게 되는데 그것이 우리 헌법재판소가 가장 우려하는 언론의 자유를 제약하고 침해하는 위축 효과입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홍준표 시장 '강력 대응' 지시에···대구시, 대구문화방송에 반년째 취재 거부
신공항 보도 이후 홍 시장이 강력한 대응을 지시하자, 대구시는 대구문화방송에 대해 반년째 취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홍 시장은 앞서 연합뉴스가 대구시청 구내식당의 '시장 전용석 등 과잉 의전 구설수' 기사를 보도하자 연간 1억 원에 가까운 구독료 납부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홍 시장의 이 같은 언론관과 비판적인 언론에 대한 대구시의 적대적인 태도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이상원 뉴스민 편집장은 "언론계 안팎에서는 암묵적으로 암암리에 광고나 이런 사업비로 대구시의 압박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11월 7일 '대구시장의 취재 거부와 언론 길들이기'라는 주제로 긴급 좌담회를 열고 홍준표 시장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대구시의회에서도 강한 질타···"홍 시장의 취재 거부 권리? 말도 안 되는 소리이고 궤변"
대구시의 취재 거부와 비판 언론에 대한 고소는 대구시의회에서도 의원들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았습니다.

11월 7일 오전 열린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임인환)의 대구시에 대한 행정사무 감사에서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됐습니다.

김대현 의원은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권리인데, 취재할 권리가 있으면 거부할 권리도 있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소리이고 궤변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의원은 "단체장이 판단해서 취재 거부를 하면 앞으로 다른 언론사에도 적용할 것 아닌가. 그렇게 하는 언론사가 있으면 모두 취재 거부를 하는 건가"라고 물었습니다.

정은주 대구시 공보관은 이에 대해 "(취재 거부의 기준이) 딱히 법에 있는 건 아니다"면서도 "기자협회 윤리강령 같은 걸 보면 공정하게 보도하도록 되어 있다. 대통령실 등에서 취재 거부를 한 사례가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태선 의원은 "대구MBC 보도에 대한 대구시 대응은 대구시가 보호하려고 했던 어떤 가치가 있다 하더라도 언론에는 조금 과하다고 비쳤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언론 탄압으로 비칠 수 있는 이러한 상황을 잘 참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임인환 의원(위원장)도 "시는 공권력을 행사하는 권력기관이라는 걸 잊어선 안 된다. 민주주의는 언론의 권력 견제를 통해 발전해 왔다. 대구시의 대응은 자극적인 면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심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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