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일한 가상화폐가 해외보다 국내에서 더 비싸게 거래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악용해 수천억 원의 외화를 해외로 빼돌린 일당에게 징역형이 선고됐습니다.
이들의 범행을 도운 전직 은행원에게도 징역형이 선고됐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알아봅니다.
김은혜 기자, 김치 프리미엄, 가상화폐 소식을 접할 때 많이 들어본 말인데, 국내 가상화폐 가치가 높다는 이야기죠?
◀기자▶
앞서 말씀하신 대로 동일한 가상화폐인데 국내 거래소 가격이 해외 거래소보다 높은 것을 김치 프리미엄이라고 합니다.
해외에서 싸게 산 다음 국내에서 팔면 시세 차익이 생기는 거죠.
2022년 10월, 대구지검 반부패형사부는 불법 외환 거래를 한 혐의로 2개 조직 8명이 검찰에 기소됐습니다.
이들은 해외에 있는 공범들이 전자지갑으로 가상화폐를 이전하면, 국내 거래소에서 금융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매각한 다음 여러 차례 세탁을 거쳐 유령법인 계좌로 보냈습니다.
유령법인은 수입하지도 않는 물품 대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허위 서류를 은행에 내고 해외로 돈을 보낸 혐의를 받았는데요.
이들이 유령법인을 통해 해외로 돈을 빼돌린 시기는 해외와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20%가량 크게 차이 나는 등 김치 프리미엄이 기승을 부렸던 시기와 겹쳤습니다.
◀앵커▶
2개 조직 중 중국에서 보내진 가상자산과 관련한 재판 1심 선고가 있었죠?
◀기자▶
대구지법 형사8단독 이영숙 부장판사는 불법 외화 송금 범행을 벌인 30대 중국계 한국인에게 징역 4년, 30대 중국인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하고 각각 추징금 14억 4천여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우리은행 전 지점장에게는 징역 3년에 추징금 2천 500만 원이 선고됐고 범행에 가담한 나머지 2명에는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30대 중국계 한국인 등 피고인들은 중국에서 보내온 가상자산을 국내 거래소에서 매각해 현금화했습니다.
이후 유령 법인을 통해 전자부품 등을 수입한 대금을 해외에 송금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은행에 내고 수천 차례에 걸쳐 1조 원대 외화를 중국과 홍콩 등지로 불법 송금했습니다.
당시 우리은행 모 지점장은 은행 시스템이 감지한 의심 거래 경고를 본점 보고에서 제외하고, 검찰의 수사 내용을 알리는 등 범행을 돕고 2,5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습니다.
◀앵커▶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한 이유는요?
◀기자▶
법원은 "이들의 범행은 실물 거래 없이 막대한 외화를 국외로 유출해 사안이 중대하고 죄질이 불량하며, 업무를 총괄하는 은행원도 직원들의 의견과 의심 거래 알림을 무시하고 범행에 가담해 처벌이 필요하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한편 대구지검이 같은 시기에 기소한 일본에서 국내로 보내진 가상자산 관련한 4천 9백억 원대 불법 송금 사건은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검찰은 중국과 일본 가상자산 사건과 관련해 자금출처와 공범 여부를 추가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022년 7월 이후 국내에서 불법 외환 송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요.
금융감독원 검사와 검찰 수사로 포착된 수상한 외환 송금은 은행권에서만 10조 원대에 이르는데요.
관세청은 상시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