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설 추모공원 조성을 두고 상주시와 문경시, 두 이웃 지자체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상주시의회가 추모공원 관련 예산을 삭감하며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상주시는 추모공원 조성을 계획대로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문경에서도 상주 추모공원을 반대하는 범시민 대책위까지 꾸려 여론전에 나섰습니다.
김경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생활권이 같고, 국회의원도 한 선거구로 묶여 있는 상주시와 문경시.
20여 년 전부터 산불 진화용 헬기와 하수처리장을 공동으로 사용하며 지자체 간 상생 모델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두 지자체 간 우정에 금이 갔습니다.
2021년 상주시가 문경과 인접한 함창읍 나한리 일대에 공설 추모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게 불씨가 됐습니다.
"이곳이 바로 상주 공설 추모공원이 들어설 부지인데요. 상주 시내에서는 직선거리로 20km 넘게 떨어진 외곽에 위치해 있지만, 문경 신시가지와는 불과 1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25가구뿐인 상주 나한리와 달리, 나한리와 맞닿은 문경 점촌 4동과 5동은 2만 명가량이 살고 있는 인구 밀집 지역입니다.
문경시민들은 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해 저지에 나섰습니다.
◀현장음▶
"문경 입구에 상주 추모공원을 철회하라. 철회하라. 철회하라."
◀김억주 상주 추모공원 반대 문경 범시민 대책위 공동위원장▶
"결론적으로 이것(추모공원)도 공동묘지입니다. 혐오시설입니다. 어차피 필요한 것이라면 인구 밀집 지역이 아닌 한적한 곳에 이것(추모공원)을 설립해야 하지 않겠느냐···"
갈등이 격해지자 상주시의회는 추모공원 설립 관련 용역비를 전액 부결시키며 속도 조절을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상주시는 절차적 문제가 없다며 강행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추모공원은 수목장 등 자연장지로 조성하고 화장시설이나 묘지 같은 혐오시설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임재봉 상주시 노인복지팀장▶
"변화하는 장사 문화의 추세를 봤을 때 상주시에서는 꼭 필요한 시설입니다. 추모공원이 더 이상 과거처럼 엄숙하고 무겁기만 한 기피 시설이 아니라는 점을 성실히 설명해 나갈 계획입니다."
8월 초 임이자 의원의 주선으로 강영석 상주시장과 신현국 문경시장이 만났지만 입장 차만 재확인한 걸로 알려지면서 본격적인 중재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경상북도의 물밑 움직임에 관심이 쏠립니다.
MBC 뉴스 김경철입니다. (영상취재 원종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