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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학교 석면 해체 속도 내지만···"안전 대책 여전히 미흡"


◀앵커▶
대구·경북에서는 2023년 여름 방학에 많게는 학교 70여 곳에서 석면 해체가 이뤄집니다.

이 추세라면 2025년쯤 학교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아예 없어질 전망인데요.

이는 정부가 제시한 목표보다 2년 앞당겨지는 겁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변예주 기자? 대구·경북 지역 학교 석면 제거 현황부터 얘기해 보죠.

◀기자▶
지난 2014년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학교별로 실시 중인 '학교 건축물 석면조사의  부실 및 조사 이후 후속 조치의 미흡 등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됐습니다.

이후 2016년을 전후해 학교 내 석면 철거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는데요,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대구와 경북교육청 내 초중고기타 학교 1,444개 가운데 석면 학교는 39.4%인 569개, 무석면 학교는 60.6%인 875개입니다.

지금은 전체 학교 면적 가운데 대구 9%, 경북 20%가량 석면이 남아 있다고 교육청은 밝혔습니다.


◀앵커▶
환경 및 학부모 단체가 석면 해체에 문제가 있다고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는데, 실제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제공한 영상들을 보면요, 수도권의 한 초등학교 석면 해체 현장에서 공사가 아직 덜 끝났는데도, 인부들이 석면 오염을 막기 위한 비닐을 찢고 자재를 외부로 실어 나르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비닐이 훼손된 곳은 이뿐만이 아닌데요, 석면 가루가 외부로 배출되지 않도록 건물 안을 낮은 기압, 즉 '음압'이 유지되는지 살피는 측정기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오류 경고까지 떴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문제없음'으로 관할 교육청에 보고됐습니다.

전국학교석면학부모네트워크 한정희 대표 얘기 들어보시죠.

◀한정희 전국학교석면학부모네트워크 대표▶
"수치도 어긋나게 하고 다 오염시키고 있는데, 하얀 비닐 안에 일어나는 불법 행위들을 모르는 거예요. 밖에 사람들은, 모니터단들은…"

취재진과 연락이 닿은 한 석면 해체 전문가는 감리의 묵인과 교육청의 인력 부족, 비전문성이 더해져 이런 불법과 탈법, 조작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대구·경북에서 2023년 여름 방학에 석면 철거를 하는 곳도 상당수 있죠?

◀기자▶
2023년 여름방학에는 대구에서 1개 고등학교, 경북에서는 많게는 70개 학교에서 석면을 철거할 예정입니다.

대구시교육청과 경북교육청은 정부가 제시한 2027년보다 2년가량 앞당겨 무석면 학교를 만든다는 목표인데요,  담당자들은 앞서 언급된 석면 철거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며 법적인 기준을 더 강화하거나 매뉴얼을 제대로 준수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앵커▶
학부모와 환경단체는 교육청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있죠?

◀기자▶
학부모와 환경단체는 안전대책이 여전히 미흡하다며  일정을 앞당기려는 시도는 엉터리 석면 철거를 부추길 거라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환경 단체와 학부모들은 엉터리 석면 해체와 부실한 관리·감독을 우려하며 '속도'보다는 '안전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석면 모니터링 시스템도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김민조 사무국장 얘기 들어보시죠.

◀김민조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교장이나 교감 선생님과는 독립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는 특히 환경 감수성이 높은 학부모들을 선정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와 함께 석면 건축물 부분 철거 지양, 교육청의 수시 현장점검, 학생과 교직원의 석면 노출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조했습니다.


박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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