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청부입법, 거수기 논란 속에 대구시가 제출한 조례 등 12건이 거의 원안대로 의회를 통과했습니다.
이로써 홍준표 시장 체제의 대구시는 시정 동력을 확보했지만 대구시의회는 거수기 역할을 자임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재형 기자, 안건 처리, 다 끝난 건가요?
◀기자▶
민선 9기 의회는 홍준표 시장체제 대구시의 요구를 사실상 모두 받아들였습니다.
민선 8기 홍준표 대구시장 체제의 공공기관 통폐합과 도시브랜드 변경 및 정무직 임기 일치 조례안 등 12건이 대구시의회를 모두 통과했습니다.
홍준표 호의 강도 높은 공공기관 구조개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무직 '알박기 인사'가 원천 차단되고, 대구시 슬로건이 '컬러풀 대구'에서 18년 만에 '파워풀 대구'로 바뀝니다.
◀앵커▶
이제 조례안이 시의회를 통과했으니 큰 변화가 뒤따르겠죠?
◀기자▶
도시철도공사와 도시철도건설본부가 '대구교통공사'로 통합되고, 대구시설공단과 대구환경공단이 합쳐져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으로 재편됩니다.
또 대구문화재단, 대구관광재단, 대구오페라하우스재단이 통합되고,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콘서트하우스, 대구미술관, 대구방짜유기박물관, 대구근대역사관, 대구향토역사관을 흡수해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 설립됩니다.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의 기능을 대구테크노파크로 통합해 일원화하고, 대구도시공사와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은 '대구도시개발공사'와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으로 각각 바뀝니다.
대구사회서비스원, 대구여성가족재단, 대구청소년지원재단, 대구평생학습진흥원은 '대구행복진흥원'으로 통합됩니다.
전국에서 처음 발의해 관심을 끈 정무직 공무원과 산하기관장·임원의 임기를 단체장과 일치시키는 '정무·정책보좌공무원, 출자·출연기관의 장 및 임원의 임기에 관한 특별 조례안'도 수정 가결됐습니다.
대구시 조직개편안이 담긴 '행정기구 설치 조례 개정안'은 7월 19일 열린 2차 본회의를 통과해 민선 8기 대구시는 첫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앵커▶
대구시를 대신해 '의원 발의'한 것을 두고 청부입법, 거수기 비난이 일었는데 이 문제가 본회의에서 제기되긴 했다면서요?
◀기자▶
본회의에서 6명의 시의원이 5분 발언을 했는데 그 가운데 한 명이 이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32명의 시의원 가운데 1명을 제외한 31명의 의원과 대구시장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죠, 유일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1명만 '청부입법' 논란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했습니다.
육정미 시의원 말 들어보시죠.
◀육정미 대구시의원 더불어민주당▶
"이번 조례안들은 조례입법이라는 형식적 절차를 갖추었을 뿐 실질적인 의회의 동의가 아닌 외부요인으로 동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정당한 의회 동의 과정이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시장의 방식은 위험합니다."
◀육정미 대구시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제 대구시의회가 시장의 거수기라는 비난은 오롯이 의회의 몫이 되었습니다.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겠다는 대의를 앞세워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시민의 삶조차 훼손하게 될 것입니다."
각종 논란과 비판에도 아랑곳없이 대구시의회는 공공기관 통폐합 조례안을 비롯한 12건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습니다.
◀앵커▶
시민단체 회원들이 대구시의회 임시회를 지켜봤잖습니까?
◀기자▶
시민단체들은 또 의회를 제쳐두고 자신들이 집행부를 견제해야 하느냐면서 거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대구참여연대 강금수 사무처장입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수많은 안건들이 질의 한마디 없이, 토론 하나 없이 100% 가결됐습니다. 일당독재 대구지방정치의 암울한 현실을 확인한 임시회였습니다."
홍준표 시장 체제의 대구시가 이번 임시회를 통해 추진력을 얻었다면 대구시의회는 견제와 비판이라는 독립적 기능을 스스로 훼손했다는 비판과 함께 앞으로 이를 극복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