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10.29 참사에서 생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10대에 대해 "생각이 좀 더 굳건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 내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유승민 전 의원은 12월 15일 밤 자기 페이스북을 통해 "이태원 참사에서 살아남았지만, 친구 둘을 잃고 고통 속에서 방황하다 삶을 마감한 고등학생을 두고 총리라는 사람이 한 말"이라며 "공감 능력 제로, 이게 이 안타까운 비극 앞에서 총리가 할 말이냐?"고 한덕수 국무총리를 직격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참사를 겪고 바로 곁에 있던 친구 둘을 잃고 고통에 얼마나 짓눌렸으면 그 어린 학생이 안타까운 선택을 했을지 전혀 헤아리지 못한다는 거냐?"며 "생존자들이 얼마나 큰 심리적 충격을 겪고 있는지 제대로 돌아보지 못했음을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떡하면 책임을 회피하나...이런 생각만 하니까 저런 말이 툭 튀어나오는 것이다"라며 "지금이라도 생존자들에게, 희생자들에게, 유가족들에게 가해지는 2차 피해를 막아야 하며 유가족들이 원하는 6개 요구 사항에 정부와 국회는 성의를 다해 응답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이어 "2022년이 저물어 가지만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의 삶은 10월 29일 밤에 머물러 있다. 지금이라도 최선을 다해 위로하고 경청하고 소통하기를 당부한다"라고 글을 맺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야당은 날 선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2월 15일 서면 브리핑에서 "스스로 생명까지 포기하기까지 그가 느꼈을 고통과 마음의 상처를 개인의 굳건함이 모자란 탓으로 돌리는 총리가 어디 있나"라고 성토했습니다.
류호정 정의당 원내대변인도 "한 총리는 이제 거취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사람은 못돼도 괴물이 되진 말자"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SNS를 통해 "충격적 망언"이라고 비난하며 "한 총리가 나서서 이 청소년의 죽음이 본인 탓이라고 벼랑 끝에 서 있는 사람 등까지 떠미는데, 활개 치는 악성 댓글에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라고 강한 비판을 내놨습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12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숨진 학생의 경과에 대해 보고를 받았는지, 받았다면 원스톱 종합지원센터 지원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굉장히 마음 아픈 일"이라면서도 "본인이 필요에 따른 이런 좀 생각이 좀 더 굳건하고 치료받겠다, 좀 이런 생각들이 더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고 답변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총리실은 입장문을 내고 "한 총리의 발언은 안타까운 마음의 표현일 뿐, 비극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거나 국가의 책무를 벗으려는 의도가 아니었음을 알려드린다"며 "한 총리는 이러한 안타까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국민들께서도 관심을 가져주시도록 당부했다"고 해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