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 평균 경유 가격이 14년 만에 휘발유 가격을 뛰어넘었습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사태로 촉발된 유럽발 석유제품 수급난 영향 때문인데요.
불똥은 코로나 19의 긴 터널에서 벗어난 전세버스 업계를 직격하고 있습니다.
2년 만에 단체여행 문의가 들어오고 있지만 경윳값 폭등에다 버스 기사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기뻐하기는커녕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한태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구의 한 주유소입니다.
경윳값이 1리터에 1,925원으로 휘발윳값 1,875원보다 50원 비쌉니다.
경유를 사용하는 영업용 화물차나 버스 운전자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진형수▶
"두세 달 전보다 두 배 정도 기름값이 그 정도 (오른 것처럼) 느껴져요."
◀박상용▶
"자영업자인데 아무래도 피부로 많이 느끼죠. 부담스럽죠."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5월 12일 기준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1리터에 1,952원으로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 1,948원보다 더 높았습니다.
국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8년 6월 이후 14년 만에 처음입니다.
경윳값 폭등은 전세버스 업계에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2년 넘게 영업을 하지 못해 보험료라도 줄이기 위해 번호판마저 행정기관에 맡겨 놓은 상황인데, 이제 연료값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최근 단체 여행 문의가 조금씩 들어오는 등 코로나 19 이후 2년 만에 매출이 회복되기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윳값 폭등이라는 복병을 만난 겁니다.
◀이성열 전세버스업체 대표▶
"운행하면 할수록 적자이기 때문에 (1리터에) 1,300원일 때도 현상 유지를 겨우 했는데, (1리터에) 600원 올라 (1년에) 18억 원 더 들면 앞으로 경영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회사를 떠난 운전기사를 다시 구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경윳값 폭등 현상은 국제 경유 수급 상황에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입니다.
"경윳값 폭등은 전세버스와 같은 상업용 차량뿐만 아니라 굴착기, 레미콘 등 건설장비 업계의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여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절실합니다.
MBC 뉴스 한태연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