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농촌의 일손 부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요.
그래서, 파종에서부터 수확까지 모든 과정을 기계화하기 위한 시도가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요즘 수확이 한창인 마늘 농사의 기계화 수준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요?
서성원 기자가 확인해 봤습니다.
◀기자▶
경북 영천의 한 마늘밭입니다.
농기계가 밭을 가로지르자 마늘 줄기가 순식간에 잘려 나갑니다.
트랙터에 달린 굴취기는 마늘을 캐내며 흙을 털어냅니다.
3년 전부터 정부와 지자체 예산으로 값비싼 농기계를 사서 농가에 빌려주는 등 마늘 파종에서부터 수확까지 모든 과정을 기계화하려는 시도가 영천에서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황인준 영천시 금호읍 마늘 재배 농가▶
"외국인 노동자들, 인건비 상승, 이런 부분들 때문에 기계화로 갈 수밖에 없었죠. 가는 추세고, 가야만 되고, 당면 과제라고 봐요."
하지만, 영천 마늘 농가 중 15%만이 기계를 빌려 쓰고 있습니다.
밭이 넓고 반듯해야 하고 기계도 잘 다뤄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병삼 영천시농업기술센터 소득작목 담당▶
"파종과 수확은 보시다시피 기계가 좀 큽니다, 대형 기계. 일반 농가들이 접근하기도 힘들고 저 기계가 있어도 돌릴 수 있는 부착할 큰 트랙터가 있어야 합니다, 100마력 이상. 소규모 농가들은 접근하기 힘듭니다."
특히 마늘 줄기 절단과 수집 작업은 기계화율이 1%에 머물 정도로 사람 손에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있습니다.
줄기 길이를 농협 수매 규격에 맞출 수 없고, 턴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흙이 많이 묻어 있기 때문입니다.
◀전병삼 영천시농업기술센터 소득작목 담당▶
"(줄기 수매) 규격이 2cm 정도거든요. 그 조건을 맞추려고 하면 (절단기로) 잘라서 수확하더라도 선별할 때 (사람이) 또 잘라야 합니다. 그러면 이중 일이죠."
◀박재응 영천시 청통면 마늘 재배 농가▶
"사람이 하게 되면 상황에 맞게 흙이 많으면 흙이 많은 대로 사람이 천천히 조절하면서 털거나 그게 되지만 기계는 그런 게 없이 지나가면 수확했다고 느끼니까 정밀 작업을 할 수 없는 겁니다."
이랑 폭 때문에 기계로 파종한 것만 기계 수확이 가능합니다.
사람 손을 거칠 경우 수확량이 더 많은 것도 기계화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박재응 영천시 청통면 마늘 재배 농가▶
"기계화를 하게 되면 아무래도 수확량이 (3.3㎡당) 1kg에서 2kg 정도는 줄어듭니다. 사람이 파종하게 되면 수확량이 자기가 생각한 kg는 나오는데…"
마늘 농사의 기계화율을 끌어올려 고질적인 일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행 과정에서 드러난 단점을 보완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MBC NEWS 서성원입니다. (영상취재 장우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