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에게 노조 탈퇴를 강요하고 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전공의 사태 이후 의료 공백을 메우면서도 병원 경영난에 무급휴가까지 감내하고 있는데 병원 측이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변예주 기자입니다.
◀기자▶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피켓을 들었습니다.
노조 와해 시도를 멈추라고 소리쳤습니다.
◀현장음▶
"노조 탈퇴 강요하는 간호처는 각성하라, 각성하라, 각성하라"
병원이 최근 수간호사 아래 책임 간호사 자리를 크게 늘리면서 대상자들에게 노조 탈퇴를 강요하고 있다는 겁니다.
◀대구가톨릭대의료원 간호사▶
"갑자기 새로 만들어진 보직 순환제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추운 겨울 되기 전까지 탈퇴 잘 생각해 보라고··· 노조를 탈퇴하면 보직을 주겠다 이 말이죠. 탈퇴하고 보직을 단 분들이 병동에는 굉장히 많아요."
실제로 최근 3개월 동안 전체 노조원 746명 가운데 간호 직군에서만 조합원 64명이 노조를 탈퇴했습니다.
팩스로 서류만 제출하면 노조를 탈퇴할 수 있다는 등 구체적인 탈퇴 방법을 알려주면서 조합원들을 압박했다고도 했습니다.
노조는 전공의 사태 이후 비상 경영에 들어간 병원이 병동을 통폐합하면서 간호사들의 업무가 가중됐다고 말합니다.
또 무급 휴가나 원치 않는 연차를 쓰도록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병원과 노조는 다음 달 임금과 단체 협약 교섭을 앞두고 있습니다.
조합원 수를 줄여 노조를 무력화하려 한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노조 측은 강조합니다.
◀배호경 민주노총 대구가톨릭대의료원분회장▶
"직원들의 임금이나 이런 것을 줄여야 병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이다 보니 병원은 적극적으로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려고 하는 것으로 저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병원 측은 노조 가입과 탈퇴는 개인의 의지라면서 어떠한 개입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비상 경영 체제에 들어서면서 숙련된 간호사들이 진료 지원 간호사로 배치됐고 이에 따라 병동을 책임질 간호사가 필요해졌기 때문에 보직 자리가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진상을 조사한 뒤 문제가 있다면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노조는 병원 측이 부당노동행위를 했다고 보고 노동청에 고발할 예정입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 그래픽 한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