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0월 21일 가진 만남이 '빈손 회담'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한 대표는 10월 22일 오전 일정을 돌연 취소했습니다.
한 대표는 22일 오전 박수영 의원실과 연금개혁청년행동이 주최하는 'MZ세대가 생각하는 국가 미래를 위한 연금 개혁 방향'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는데, 국민의힘은 22일 오전 문자 메시지를 통해 한 대표의 일정이 취소됐다고 공지했습니다.
이번 일정 취소는 21일 윤 대통령과의 회담이 관련이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대표는 회담에서 김건희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 의혹 규명을 위한 절차에 협조 등 3가지를 대통령에게 요구했지만, 이에 즉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대표는 회담이 끝난 뒤 브리핑하지 않고 귀가했고, 대신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이 '3대 요구'에 관해 간단히 설명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담과 관련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는데, 대통령실 관계자가 "표정도 밝고 분위기가 좋았으며, 헌정 유린을 막고 정부를 성공시키기 위해 당정이 하는 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대표의 측근인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2일 오전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인터뷰에서 "21일 회담이 국민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 회담이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대표가 서운한 대목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10월 22일 오전 행사는 취소했지만) 오후 강화도 행사가 있으니, 기자들과 만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21일 회담 분위기가 한 대표에게 무례했으며, 회담 성과가 크지 않을 것을 예상했다고 밝혔습니다.
"(회담 전) 대통령실에서 비서실장 배석을 주장하는 것이나, 시간을 오후 차담으로 미루는 것을 보아 우리가 요구한 대답을 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예상했다"면서 "회담 전 당 대표를 30분 가까이 서서 기다리게 했는데, 죄송한 얘기지만 무례한 것 아니냐?"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에서 배포한 사진을 보면, 대통령이 근엄하게 꾸짖는 듯한 사진이다. 대통령이 중요하게 보이고 한 대표는 슬쩍 보인다"면서 여당 대표에 대한 예우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회담 직전 대통령이 주변에 많은 사람을 대동해 왔는데, 이른바 김건희 라인으로 지목된 그 비서관도 있었다고 한다"면서 "이는 '당신에게 내가 해줄 얘기가 없어'를 암시적으로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대통령이 3대 요구안에 명확하게 거절한 것으로 보나?'라는 물음에 김 최고위원은 "그렇게 보인다"면서 "대통령이 긍정적인 얘기를 했다면 '이렇게 이야기했다'라고 말했을 텐데 한 대표가 (회담 후 나에게) 말꼬리를 흐리는 것을 봤을 때 대통령이 긍정적 답을 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