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에 중거리 핵전력 조약을 통해 유럽에서는 사라졌던 장거리 미사일이 미국과 독일 정부의 협의를 통해 2026년 배치될 계획이라고 합니다. 또, 유럽의 낮은 출산율은 독일에서도 나타나며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아울러, 지난 14일 베를린에서 펼쳐진 결승전을 끝으로 유로2024는 마무리됐는데요. 이번 대회의 의미는 환경과 정치적 이슈로도 이어졌습니다. 독일 현지의 이야기를 대구MBC 시사 라디오 방송 '여론현장' 김혜숙 앵커가 현지원 대구MBC 통신원에게 들어봤습니다.
Q. 세계 각지 뉴스 현지 통신원 통해 직접 듣겠습니다. 독일 베를린에서 현지원 통신원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A. 네, 안녕하세요.
Q. 지난 7월 12일 시작된 나토 정상회의 앞두고 독일 주둔 부대에 장거리 미사일 설치한다는 계획이 발표됐습니다. 이 소식부터 전해야 할까요?
A. 네, 지난 12일 나토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독일 정부가 2년 후인 2026년까지 현재 개발 중인 극초음속 무기와 SM-6 대공 미사일 그리고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를 배치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최대 사거리 2,500km인 토마호크는 베를린에서 최단거리로 1,600km 떨어진 모스크바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인데요. 이처럼 러시아까지 도달할 수 있는 무기의 배치는 냉전 종결 이후로는 처음입니다.
Q. 그렇죠. 냉전 시대에 끝날 무렵 이후부터 유럽에는 장거리 미사일이 사라졌었는데요.
A. 네, 그렇습니다. 1987년에 체결된 중거리 핵전력 조약을 통해 미국과 소련은 사거리 500km에서 5,500km인 중거리 지상 발사형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폐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5년 전에 러시아가 비밀리에 핵을 탑재한 중거리 미사일 개발에 투자함으로써 이 조약이 파기되었습니다.
다만 현재 유럽에는 자체 보유한 중거리 미사일이 없기 때문에 유럽이 5년에서 7년 후에 미사일을 개발할 때까지 미군이 일시적으로 이 공백을 메워야 합니다.
A. 그렇다면 독일에 미군 무기 시스템을 주둔시킨 이유를 좀 정리를 해보죠.
Q. 독일 국가안보문제연구소는 세 가지 이유를 꼽았습니다. 먼저 러시아가 이미 오래전 칼리닌그라드 외곽에 핵을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이스칸데르를 배치해 왔다는 것입니다. 또한 2022년부터 초음속 미사일 킨잘이 장착된 러시아 전투기가 이곳으로 재배치되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러시아는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같은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 독일은 추가적인 핵무기보다는 재래식 순항미사일을 보유할 계획입니다.
Q. 장거리 미사일 재배치를 두고 독일 내에서는 어떤 의견 나오고 있습니까?
A. 연방의회에서는 군비 경쟁을 강화시킨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좌파당 안보 전문가 디트마어 바어치(Dietmar Bartsch)는 미국의 무기 배치가 분쟁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연방 정부가 미사일 배치에 대해 사전에 연방 의회에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숄츠 총리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서 이 결정은 오랜 시간 동안 논의되어 왔으며 안보 및 평화 정책에 관여하는 사람에게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Q. 독일에 배치될 미사일 규모나 수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걸로 전해집니다. 그런데 미국이 지금 대선 레이스 중이어서요. 혹시라도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면 좀 변수가 되지는 않을까요?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을지요?
A. 네, 말씀하신 대로 배치될 미사일의 정확한 규모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는 아직까지 없습니다. 또 배치의 시작이 2025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난 이후 1년 이상이 지난 시점으로 계획되어 있기 때문에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이 계획을 취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독일과 새 나토 파트너 국가가 공동 방어를 위한 장거리 무기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도 발표되었습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부장관은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 국방장관과 엘사(ELSA, European Long-Range Strike Approach) 프로젝트 의향서에 서명을 마쳤는데요. 이 프로젝트에는 약 500km를 비행하는 독일의 토로스보다 사거리가 훨씬 길고 지상이나 해상에서도 발사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 개발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Q. 냉전 이후에 좀 긴장감이 높아지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소식이기도 했습니다. 저출산 문제 한국은 워낙에 세계 최저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독일에도 전해지겠죠. 그런데 독일도 출산율이 낮다고요?
A. 네, 그렇습니다. 독일의 출산율이 지난 2년간 크게 감소했는데요. 2021년 여성 1인당 1.57명이었던 출산율이 2023년 가을에는 약 1.36명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2009년 이후에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이 같은 하락 추세는 2024년 1분기에도 반전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는 출산율 감소의 단계가 더 느린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2년 만에 출산율이 이렇게 급감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Q. 1.36이면 한국보다는 한 2배 좀 못 되기는 하는데 그래도 유럽은 과거에 떨어졌다가 반전하는 경험도 있잖아요. 그런데 다시 이렇게 독일이 낮아진 이유는 어떻게 분석됩니까?
A. 전문가들은 글로벌 복합 위기와 출산율 감소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연방인구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겪은 다양한 위기 상황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가족계획을 재고하고 있으며 일부는 출산을 미루고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서 코비드 팬데믹 기간에 출산율이 안정세를 유지하다가 2022년 1월부터 1.4명으로 떨어졌는데요. 당시 임산부에게 백신 접종이 승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백신을 먼저 접종하기 위해 출산을 연기한 것입니다. 또 2022년 가을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 전쟁, 에너지 위기 그리고 인플레이션 같은 새로운 위기 상황이 등장했습니다.
이렇게 위기 상황이 직접적일수록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 강한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서 부동산, 고용 안정성, 물가 같은 경제적 요인은 가족계획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반면에 기후 위기 같은 문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추상적으로 다가오는 편입니다.
Q. 출산율 높이기 위해서 독일 정부와 사회도 대응을 하고 있죠?
A. 네, 정부는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가족, 노인, 여성 및 청소년 문제위원회의 호스터트는 가장 중요한 것은 특히 여성을 위한 인프라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독일의 대다수 여성들이 고학력자이며 자신의 경력을 포기하는 것을 꺼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방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부모 중 어머니의 경우는 67%가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반면에 아버지는 9%만이 파트타임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동의 육아를 여성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부모가 자녀를 계획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자녀를 보육시설 및 학교에서 전일 돌봐주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20억 유로 예산 규모의 보육 품질 개발 법안이 통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Q.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독일 출산율 어떻게 대응하는지 간간히 전해주시면 한국에도 또 타산지석이 될 것도 같습니다.
얼마 전에 유로 2024, 이번에는 스페인이 우승했던가요, 무적함대, 오랜만에? 독일에서 열렸잖아요. 이 소식 마지막으로 좀 전하죠. 우리나라 팬들도 밤잠 아껴가며 시청했었는데 이제 끝이 났습니다.
A. 네, 지난 14일 일요일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잉글랜드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유럽 축구 선수권 대회가 막을 내렸습니다. 독일 10개 도시에서 24개 참가국이 총 51경기를 치렀고 250만 명 이상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서 많은 시청자들이 경기를 시청하기도 했습니다. 텔레콤에 따르면 스트리밍 채널인 Magenta TV 시청자 수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2배 이상이라고 합니다.
독일 대표팀이 8강에서 아쉽게 탈락했는데 이후에도 대회에 대한 관심은 식지 않았습니다. 1,500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영국과 네덜란드의 준결승전을 시청했습니다. 이는 독일 국가대표팀이 포함되지 않은 경기로는 역대 최고 시청자 수입니다.
Q. 의미를 좀 짚어주신다면요?
A. 이번 유럽 축구 선수권 대회의 목표 중 하나는 지속 가능성을 실천하는 대회를 만드는 것이었는데요. 이에 따라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조치가 취해졌습니다.
우선 버스와 기차의 교통 인프라에 중점을 맞췄고요. 경기장에서는 친환경 전기가 사용되었습니다. 대회가 끝난 뒤에는 경기장에 인조 잔디와 장식이 재활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정치적 이슈도 두드러졌는데요. 음바페를 비롯한 프랑스 선수들이 프랑스 국민전선의 승리를 막기 위해서 투표에 참여해 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Q. 여기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현지원 통신원 수고 많으셨습니다.
A.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