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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보니] "학교 떠나는 젊은 교사들···이렇게 한번 해 보세요"

얼마 전 경북 김천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올린 유튜브 동영상이 7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요. 힘든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학생을 위해 선생님과 아이들이 깜짝 파티를 여는 감동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이 영상을 올린 선생님은 요즘 교실에 대한 이미지가 교권 침해, 학교 폭력 등 안 좋은 이미지들이 많은데 진짜 교실의 모습은 그런 게 아니라는 것을 꾸밈없이 보여 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학부모, 학생이 교사와 충돌하는 현실 속에서 행복함이 가득한 진짜 교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경북 김천 농소초등학교 김창용 선생님을 만나봤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교실과 언론에 비친 교실의 모습이 너무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업무가 힘들고 학부모 민원이 심해도 그래도 교실 속에서 아이들을 좋아한다면 틀림없이 이것만큼 행복한 직장은 없다고 생각해요"

"아이들끼리 뭔가 믿음이 있고 선생님과의 사이에 또 믿음이 있는 그런 교실을 원하거든요"

안녕하십니까? 저는 김천 농소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사 김창용입니다.

Q. 어떤 영상이었나?
수아라는 학생이 학교생활을 즐겁게 잘하고 있는 학생이었고, 워낙에 밝은 학생이었어요.

그런데 수아가 다리가 부러진 거예요. 4번의 수술을 했고요.

한 달 정도 학교에 못 나오면서도 저한테 많은 연락을 했었어요.

학교 가고 싶다, 그리고 선생님 보고 싶다, 이런 말도 많이 하고 저도 제 아들과 함께 병문안도 같이 가고, 또 저희 반 학생들도 정말 수아를 많이 보고 싶어 했고요.

그래서 수아가 퇴원하는 날 어떻게든 '우리가 이만큼 수아 너를 보고 싶어 했다. 그리워했다'는 거를 조금이나마 나타내고 싶어서 이벤트를 계획하게 됐고요.

저도 이렇게까지 많은 분이 이 영상을 보고 감동을 하실 거라는 생각을 못 했는데 수아가 감동한 그 모습을 보고 많은 분들이 같은 감정을 느끼셨던 것 같습니다.

Q. 유튜브 시작한 계기는?
유튜브는 한 3년 전부터 시작했었고요.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제가 글씨 쓰는 거에 관심이 좀 많다 보니까 사람들에게 글씨 쓰는 방법을 알려주고자 글씨 쓰기 콘텐츠를 올리기 시작했고요.

작년부터 조금씩 생각이 바뀐 게 내가 생각하는 교실과 그리고 언론에 비친 교실의 모습이 너무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제 주변 교실의 모습은 행복한 모습들이 정말 많거든요?

그래서 올해는 조금 아이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아서 조금씩 제 채널에 올리면 다른 사람들께서 그런 모습들을 보고 조금씩 교실의 모습에 대해서 다르게 바라봐주시지 않겠느냐고 생각하면서 올리게 됐고요.

거기에 더해서 올해 어린이날 이벤트로 준비하게 됐고요.

학생들의 특징을 살피고 그 특징에 따라서 상 이름을 붙여서 학생들에게 상을 줬을 때 학생들은 그 상 이름을 몇 년이 지나도 잊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상장도 주고 메달도 초콜릿 메달도 이렇게 하나씩 걸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었습니다.

Q. 초등 교사가 된 이유는?
초등 교사는 제 오래전 꿈이었거든요? 제가 정말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저는 아이들을 항상 좋아했었거든요?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기에 가장 행복한 사람은 일단 아이들을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주변을 둘러보면 모든 분이 만족하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그 차이가 어디서 나오는지 생각해 보면 아이를 좋아하냐 안 좋아하느냐 거기에 좀 차이가 큰 것 같아요.

아무리 업무가 힘들고 학부모 민원이 심해도 그래도 교실 속에서 아이들을 좋아한다면 틀림없이 이것만큼 행복한 직장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제가 이렇게 수업 준비도 열심히 하고 아이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이렇게 하는 이유가 곰곰이 생각해 보면, 학생들 한 명 한 명을 다 사랑하고 좋아하기 때문에 제가 이 직업에 대해서 만족감을 느끼고 또 사명감을 느끼고 최선을 다해서 직업을 직업 생활을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이때까지 여러 학교를 다녀오면서 저 스스로에 대해서 부족함을 많이 느꼈었거든요? 왜냐하면 다른 선생님하고 저 자신이 너무 비교되는 거예요.

가끔 다른 선생님 수업을 들어가 보면 이렇게 열심히 하시는구나, 그리고 다른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 나는 이렇게 못 하는데 저 선생님은 이렇게 하고 계셨다는 거를 정말 많이 느끼고 저는 교직 생활을 했었거든요?

사실 이렇게 저만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게 그런 분들한테 미안하기도 하고요.

또 다른 선생님들께서 정말 열심히 하시는 분들도 많고 아이들에게 진심인 선생님들이 저보다 훌륭하신 분들이 더 많기 때문에 그런 걸 좀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교실 이미지가 나빠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실제로 문제 학생 수가 늘어났을 수도 있고요. 학부모 민원도 증가한 것도 사실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것보다 아무래도 요즘에는 그런 커뮤니티가 많이 발달했잖아요? 그래서 그런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안 좋은 사례들이 공유되고 또 퍼지면서 언론에서도 그런 부분들이 많이 부각되고 극단적인 사례들 위주로 많이 보도가 되다 보니까 안 좋은 분위기가 형성된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사실은 학생들이 정말 운 좋게 다 착한 학생들을 맡았는데 정말 힘든 학생도 맡아봤거든요?

예를 들어서 그 학생은 누구도 맡기 싫어해서 교장 선생님께서 저보고 맡으라고 해서 제가 지정돼서 그 학생을 맡은 적도 있었는데 물론 힘들었죠.

그때 힘들었는데 보람도 많이 느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말 하루 종일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때도 저는 자신 있게 말씀드리는 게 아무리 문제 학생이 있어도 최선을 다해서 아이들에게 집중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끌고 가려고 하다 보니까 반 분위기 자체는 엄청 좋았었거든요?

사실 쉽지는 않죠. 그런 학생이 있을 때 지금 선생님들이 할 수 있는 권한이나 조건도 낮아진 것도 사실이고요.

선생님들이 그런 학생들을 지도했을 때 정말 쉽지 않은 부분도 있는데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지도하다 보면 또 그만큼 보람된 일이 없는 것 같아요.

옆 반이라든지 다른 반이라든지 가끔 들려오는 얘기로는 정말 제가 생각해도 이건 좀 심했다는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런데 한 99%가 예전처럼 그렇게 교사를 믿어주시는 분들이 있는 반면에 한 1% 정도는 그래도 좀 힘들게 하시는 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그 1% 때문에 모든 학부모가 또 그렇다고 생각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저는 대부분 99%의 학부모님들이 교사를 또 믿고 아이들을 맡겨주시고 그렇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도 그렇고요.

Q. 교사를 포기하는 이유는?
요즘 젊으신 선생님께서는 사실 월급은 많지가 않은 직장이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 불만족을 하시는 것 같고 또 가끔 학생들이 힘들게 하거나 학부모님들이 좀 견디기 힘든 민원을 넣을 때 좌절감을 느끼고 좀 다른 쪽으로 또 직업을 알아보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교실에서 그 아이들하고 행복하게 지내면 저는 아주 즐겁게 생활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아이들을 사랑하면 정말 충분히 이 직업 안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거든요?

그리고 저도 정말 행복하게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고요.

전날에 수업 준비하고 잠이 들면 내일 수업할 생각에 막 잠이 안 올 정도 그 정도로 막 설레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선생님은 수업 준비를 완벽하게 했을 때 정말 더 행복한 것 같아요.

다음 날도 기대가 되고요.

Q. 선생님이 꿈꾸는 교실은?
교실이라는 공간은 아무래도 아이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공간이잖아요?

정말 중요한 청소년기에 아이들이 교실에서 지내게 되는데 그 공간이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지나치게 질서와 규율을 강조해서 딱 잡힌 교실보다는 들어왔을 때 포근함이 감싸는 그런 공간이 있잖아요? 편안하다 우리 집 같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도 아이들끼리 뭔가 믿음이 있고 선생님과의 사이에 또 믿음이 있는 그런 교실을 원하거든요?

학교 가기 싫은 교실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

지금 저희 아이들은 추석 때 학교 오고 싶었냐고 물어봤을 때 학교 오고 싶었다고 하는 학생들이 더 많았었거든요?

저는 그런 교실을 원해요.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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