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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보니] "LP 듣고 탄성 내뱉는 분들은···" LP 세상에 빠진 최희동 대표

최근 레트로 감성에 공감하고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에겐 동질감과 추억을 되새기게 하고 그 문화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기회가 됩니다. 2008년부터 LP 음반 전문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최희동 대표를 만나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LP 음반에 대해 여러 궁금증을 알아봤습니다.

Q. 대표님,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레코드 샵을 운영하는 최희동이라고 합니다. 운영한 지는 16년 정도 되었어요.

Q. 그럼, 언제부터 시작하신 거죠.

A. 2008년 1월 오픈했어요.

Q. 그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A. 저는 이 업과 전혀 안 어울리는 화학공학을 전공했어요. 화학공학 관련 회사에 다니다가 출근하는 시간이 그렇게 즐겁지 않았어요.

그래서 내가 뭘 좋아하나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까 어릴 적부터 이렇게 음악 듣는 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좀 약간 무지한 생각이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해보자 하는 그런 단순한 생각으로 이렇게 시작하게 되었어요.

일단은 음악을 좋아하니까, 제가 출근을 하지만 일터로 가는 느낌이 아니고 어디 쉬러 가는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이 있기 때문에 일요일에 나올 수도 있고 밤에 늦게 있어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저는 즐겁기 때문에 16년 동안 한 번도 그만둬야 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고···

Q. 대표님께서 LP에 푹 빠지셨던 그 매력이 무엇이었는지 너무 궁금합니다.

A. 첫 번째 감성적인 면에서 말씀드리자면, 뭔가를 내가 준비해서, 준비가 조금 필요하거든요? 세척이라든지 먼지를 제거하고 또 재킷을 꺼내고 이런 몇 가지 단계를 거쳐서 음악을 들어야 하고, 또 약간의 노이즈가 음악과 어울려서 더 음악이 좋게 들리는 경우도 있어요.

음질적인 면에서 말씀드리자면 일반적으로 LP의 소리가 더 풍부한 것 같아요.

CD 같은 경우는 잘 녹음된 CD는 물론 풍부하지만, 음질이 어떤 음원을 들으면 스피커에서만 소리가 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잘 녹음된 LP는 들어보면 공간 전체가 이렇게 소리가 되어서 들리는 것 같아요.

지금 나오는 휴대폰 블루투스라든지 유튜브, MP3 같은 경우는 쉽게는 들을 수가 있어요.

그렇지만 너무 쉽다 보니까 오히려 음악을 안 듣게 되는 경우도 많고 또 음악을 깊게 듣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저 같은 경우 어릴 적에 용돈 모아서 산 음반들은 한 장을 사면 10번, 20번 들어요.

Q. 요즘 LP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은 또 어떤 매력에 집중하고 계신 걸까요?

A. 젊은 분들은 좀 신기하다, 어떻게 이렇게 소리가 나지? 그리고 소리가 좋잖아요? 그런 데 대한 매력과 또 요즘 새로 생긴 레트로 감성이라는 단어가 있더라고요? 그런 감성적인 면도 큰 역할을 하는 것 같고.

또 지금은 SNS 같은 게 발달해 있기 때문에 금방 이렇게 전파가 쉽더라고요? 그래서 누가 하나 해서 SNS에 올리면 그 친구가 나도 해봐야 하겠다, 그런 그 영향 때문에 빨리 이 사람들이 이렇게 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또 나이 드신 분들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 듣던 거, 내 손에 익숙한 거, 이런 게 지금 추억으로 오는 것 같아요.

LP를 틀어주면 우와! 이렇게 탄성을 내뱉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똑같은 곡을 CD로 틀어주면 그냥 가만히 있어요.

그런 게 각 매체가 자극하는 감성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음악을 LP와 테이프밖에 들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때 우리는 그걸 듣고 생활했잖아요? 그런데 LP가 사라지면서 그걸 잊고 지내다가 지금 다시 그때 음반을 꺼내서 들으면 그때로 돌아간 듯한 착각, 뭐 그런 좋은 기분이 있어요.

Q. LP를 듣고 싶어서 입문하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죠?

A. LP를 듣기 위해서는 턴테이블, 앰프, 그리고 스피커, 이 세 가지가 있어야 해요. 따로 된 걸 사서 연결하면 제일 좋지만, 비용이 많이 드니까 하나의 통에 다 들어있는 올인원 제품이 있어요. 그런 걸로 간단하게 시작하실 수가 있어요.

그리고 오디오가 있어야 하고, 그다음에 사실 음악은 LP가 아니라도 들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굳이 LP를 들으시려면 옛것에 대한 향수나 그런 레트로에 대한 감성이 조금 있어야 해요.

Q. LP판을 관리하는 방법도 있을 것 같아요.

A. 처음에 잘 관리된 판을 사는 게 제일 중요하고, 또 쓰다 보면 먼지라든지 훼손 같은 게 일어날 수 있거든요? 제일 주의해야 하는 게 PVC(LP판)는 열에 약합니다. 예전 온돌방 같은 데, 겨울에 이렇게 눕혀 놓으면 휘어요.

열, 그리고 습기, 그리고 재질 자체가 그렇게 단단하지 않아요. 그래서 잘 긁히기 때문에 스크래치 같은 거를 예방해 주셔야 해요.

Q. 그러면 지금 같은 여름철에는 창가에 놔두면 안 되겠네요.

A. 직사광선에 두시면 휩니다. 세워서 보관하셔야 해요.

오염된 옛날 LP를 사셨다면 세척을 하셔야 하는데, 제가 한번 보여드릴까요?

재질이 PVC이기 때문에, 물에 닿아도 상관이 없습니다. 주의할 점은 LP에 붙어 있는 종이 있죠? 라벨지라고 하는데 종이가 젖는 게 있어요. 그런 것들은 물에 조심하셔야 해요. 그렇지 않다면 물에 씻으셔도 아무 문제 없어요.

Q. 앨범이 엄청 많은데요. 혹시 앨범 몇 장 정도 되나요?

A.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추정해 보면 한 3만 개, 3만 장 정도 될 것 같아요.

Q. LP 음반을 구입하셨을 때 의외로 좀 귀한 음반들이 나타나기도 할 것 같은데 어떠세요?

A. 우연히 샀는데 그런 경우도 있고 제가 사려고 산 경우도 있어요.

제가 두 가지를 준비했는데 한번 보여드릴게요. 첫 번째는 김광석 씨 LP예요. LP 자체는 비싸긴 하지만 못 구하는 LP는 아닌데 뒷면을 보면···

Q. 이게 서명, 사인인가요?

A. 예. 김광석 씨가 생전에 들국화의 허성욱 씨 부부에게 준 것 같아요. 제가 직접 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100% 확신은 못 하지만, 이 글을 보면 추정이 돼요. 허성욱 님께라고 되어 있고, 또 형수님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일반 사람한테 사인해 줬으면 형수님 이런 거 적지 않았겠죠.

그래서 이게 제가 간직하고 있는 앨범이고 또 하나 보여드리자면 정태춘-박은옥 씨의 앨범이에요. 이 앨범은 잘 모르실 거예요. 예전에 음반을 만들었다가 가사 내용 때문에 판매 금지가 되었어요. 그래서 이미 만들어 놓은 판을 버릴 수도 없고 이분들, 공연에 오신 분들한테 증정한 것 같아요. 그래서 몇 장 없죠.

Q. 그래서 희귀한 거예요?

A. 예, 지금 가격은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수백만 원 정도···

Q. 한 장에 수백만 원이나 하는 음반이에요?

A. 그렇습니다.

Q. 대표님의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될까요?

A. 오랫동안 운영해서 많은 음악 애호가를 만나서 친구처럼 그렇게 지내고 싶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미국에서 음반을 많이 가져왔어요, 예전에. 지금도 많이 남아 있는데 미국 그러면 팝이랑 재즈거든요? 그래서 팝 재즈 듣는 분들이 실제로 제가 오픈할 때부터 오신 분들이 꽤 있고 또 그분들과는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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