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는 가전 박람회로 출발했지만, 그 영역이 자동차와 정보통신기술, 로봇 산업 등으로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모빌리티 분야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박람회장을 들어서자마자 이게 모터쇼인지 가전쇼인지 가능하기 힘들 만큼 혁신적인 자동차를 볼 기회가 많습니다.
일본 기업 '아사히카세이'는 서정적이고 따뜻한 분위기의 자율 주행차를 이번 박람회에서 선보였습니다.
안이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차체가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차 문을 여는 손잡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아사히카세이 직원에게 차 문을 열어봐 주겠느냐고 물어봤더니 그가 자신의 스마트폰을 작동시킵니다.
스마트폰의 한 아이콘을 누르니 투명한 천장 부분이 위쪽으로 '쑥'하고 올라갑니다.
자동차의 내부 인테리어는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졌고, 특히 의자의 몸에 닿는 부분과 머리를 지탱하는 부분이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자동으로 작동합니다.
이탈리아 자동차 디자인 회사 '이탈디자인'이 선보인 자동차도 관람객의 눈길을 한 번에 사로잡았습니다.
자동차 바퀴에는 고무 소재가 보이지 않았고, 마치 미래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나 나올 법한 자동차를 눈앞에 마주한 느낌입니다.
이탈디자인은 예술 감각과 상업성을 잘 조화시키는 회사로 지금까지 폭스바겐의 골프와 피아트의 판다, 한국의 포니, 소나타 등 100대 이상의 자동차를 디자인했습니다.
이렇듯 CES는 '라스베이거스의 모터쇼'라 불릴 만큼 모빌리티 비중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올해 CES는 지난해보다 모빌리티 관련 전시 부스가 20% 이상 늘었습니다. 아쉽게도 현대자동차는 올해 불참했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 BMW, 폴크스바겐 같은 독일 '빅3' 기업과 푸조, 크라이슬러, 파아트 등 완성차 업체가 대거 참석했습니다.
완성차 제조 기업은 아니지만, 대구에서는 전기차 충전기를 제조하고,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대영채비'가 부스를 마련했습니다.
대영채비는 신생 기업이지만, 3명이 창업한 뒤 7년 만에 직원을 270여 명으로 늘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도유망한 기업입니다.
전기차 충전기 분야에서는 충전기를 개발하는 기업, 운영하는 기업,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등으로 나누어 지지만 대영채비는 개발과 제조,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SK나 LG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도 하지 못하는 통합 사업을 대구의 기업이 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충전기는 기기 자체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장이 나면 얼마나 빨리 대응하냐도 중요합니다.
대영채비에 따르면 타사의 고장률은 1%인데 반 해 대영채비는 0.1% 수준에 불과하며, 고장 조치 기간도 타사는 7일 이내인 데 반해 대영채비는 이틀 이내입니다.
이같은 성과를 통해 대영채비는 올해 CES 혁신 상을 수상했으며, 미국에서 충전기 판매 인증을 받아 시판을 시작했습니다.
전기차 충전기 보급을 중동과 아시아와 중남미 등으로 확대해 세계 시장 진출을 더욱 넓히고 있습니다.
그동안 내연 기관 자동차를 제조하기 위한 부품 회사가 즐비한 대구에서는 기업들이 점차 미래형 모빌리티 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으며 세계 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