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24년 5월 1일 대구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 때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이 충돌했습니다.
집회 신고된 도로 일부를 경찰이 통행을 위해 제한하면서 마찰이 벌어진 겁니다.
집회 주최측은 적법하게 신고한 뒤 집회를 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찰은 모든 차로를 다 막고 집회하는 것은 안된다며 미리 이런 사실을 알렸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경찰은 주최측을 사법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노동절 집회가 열리는 왕복 5차로 도로 위에서 철제 펜스를 붙잡고 한쪽에선 경찰이, 반대편에선 노조원들이 실랑이를 벌입니다.
가장자리 차로를 서로 확보하려는 겁니다.
민주노총은 5개 차로 전체에 집회 신고를 했는데 왜 막느냐 반발했고.
◀ SYNC ▶
"5차선 전면 집회 허가가 난 곳입니다. 대회가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펜스를 철거해 주시고···"
경찰은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1개 차로는 차량이 지나가게 하겠다고 맞섰습니다.
집회 참가 인원은 주최 측 추산 5천여 명, 현장에 투입된 경찰력은 1,100여 명이었습니다.
밀고 밀리는 격한 몸싸움이 20분 넘게 이어졌습니다.
경찰은 집회 닷새 전에 신고받은 다섯 개 차로 가운데 한 개 차로를 집회 장소로 사용하면 안 된다고 알렸는데, 주최 측이 이를 따르지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이홍수 대구경찰청 경비경호계장▶
"(시민 통행권과) 안전을 위해서 질서유지선을 설정하였습니다. 넘어오지 말라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를 침범해서 전체 도로를 점거하고 소음 기준까지 위반한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입니다."
집시법은 주요 도로에서 교통 소통을 위해 집회를 제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노조는 그동안 문제 삼지 않던 집회를 경찰이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며 반발했습니다.
2023년 퀴어 축제 때 도로 점용을 두고 대구시와 갈등을 빚은 이후 경찰이 집회 자유를 이전보다 강하게 제한한다고 했습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
"작년에도 그 자리에서 5차로 집회 신고 내고 저희가 무사히 집회를 다 했던 장소입니다. 집회는 신고 의무가 있는 거지, 허가라든지 통제 대상은 아니다…"
경찰은 질서유지선을 침범하고 교통을 방해한 혐의, 또 소음 유지와 중지 명령을 위반한 혐의로 집회 주최자와 주동자 등을 사법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그래픽 이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