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의 아파트 가격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서 3월 첫째 주 아파트 매매가격을 발표했는데 69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심병철 기자, 부동산원에서 발표한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 조금 상세하게 전해주시죠?
◀기자▶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대구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주와 비교해 -0.43%를 기록해 69주 연속 하락했습니다.
8개 구·군 가운데 중구가 -0.67% 변동률로 하락 폭이 가장 컸고, 달서구와 남구가 -0.51% 변동률을 보였습니다.
◀앵커▶
매매가가 떨어졌다면 전셋값도 함께 떨어졌겠죠?
◀기자▶
전셋값은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데, 변동률은 -0.63%를 기록해 전국 평균 변동률 -0.46%보다 하락 폭이 컸습니다.
달서구 -0.94%, 중구 -0.93%, 달성군 -0.87%를 기록했습니다.
경북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14%, 전셋값 변동률은 -0.20%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69주 연속 하락했는데, 앞으로도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데 이유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한국은행 대구 경북본부가 발표한 '최근 대구지역 주택시장 동향 및 리스크 점검'에 따르면 2021년 11월 이후 하락 전환해 2023년 1월까지 10.7% 하락하며 전국 평균 하락률 5.2%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월별 주택매매거래량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2년 12월 1,212건으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월평균 3,893건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대구지역 미분양 물량은 1월 기준으로 1만 3,565 가구로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았고 전국 미분양 물량 7만 5,359 가구의 18% 수준입니다.
아파트 경매낙찰가율도 주요 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아 주택매수심리 또한 매우 약합니다.
◀앵커▶
미분양은 넘치는데, 여기에다 그동안 공사해온 신규 입주 물량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2023년 대구는 엄청난 입주 물량이 예정돼 있습니다.
3만 6천59 가구의 신규 아파트가 입주할 것 예정인데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공급 물량이 1만 6,428가구였던 점을 고려하면 공급 과잉이 심각한 수준인데요.
대구는 2024년에도 2만 1,670가구가 예정돼 있습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상당한 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부동산 상황이 이렇다면, 건설가로서는 새로 공사에 들어가기도 힘들 텐데, 상당히 부담히 될 것 같은데요?
◀기자▶
한국은행이 전국 시공 능력 평가 100위 안에 있는 대구 건설사 두 곳의 주요 재무지표를 살펴봤는데 유동비율, 부채비율, 영업이익률 등이 2021년 중반 이후 나빠지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한국은행 대구 경북본부는 두 기업 모두 2022년 미청구 공사와 공사 미수금이 큰 폭 증가하며 향후에도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부동산 경기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건설사의 공사대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운전자금 부족에 따른 외부 차입 규모 확대와 매출채권 대손 처리 등으로 현금 흐름 악화, 부채비율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최근 전셋값도 하락해 수분양자들이 임대 보증금을 통한 분양 잔금 지급이 어려워지자 입주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이는 지역 건설사 현금 흐름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은행은 대구 금융권의 잠재 리스크는 대출 관리 노력 등을 감안할 때 단시일 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지역보다 취약성이 다소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금리 인상이나 지속되는 경기 침체도 이런 상황에 적잖은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은행 대구 경북본부가 최근 공개한 실물경제 동향 자료에 따르면 1월 지역별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대구와 경북이 각각 3.1%, 3.8% 줄어드는 등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중국을 중심으로 낙폭을 키우는 수출 감소에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고 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마저 둔화하는 등 한국 경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통계청의 1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4 포인트 하락하면서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미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3 포인트 떨어져 7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좋아야 가계소득이 늘어 집을 사고 빌린 돈과 이자를 갚을 수 있는데 이처럼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은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