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구MBC NEWS대구MBC 정치정치 일반지역위클리키워드

[위클리 키워드] 좋은 게 좋은 것

뉴욕타임스에 보도된 기사에서 비롯된 도청 의혹은 일파만파를 일으켰습니다.

미국 당국은 당혹스러워하고, 거론된 여러 우방은 심각한 유감과 우려를 표방했습니다.

"터무니없는 거짓 의혹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대통령실은 말했습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악의적 정황이 없다"고 했고,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런 문제는 "알아도 아는 체하지 않는 것이 성숙한 원칙을 이해하는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동맹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더라도 '미국은 사실관계를 빨리 밝혀야 하고, 만약 사실이라면 외교 경로를 통해 엄중히 항의하겠다'는 말을 하기가 왜 그렇게 어려운지 모르겠습니다.

이 문건의 사실관계는 접어두고 생각해도, 이번 일에 대응하는 우리 정부와 집권당의 자세를 보면 굴욕감마저 들게 만듭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매끄럽지 못한 상황을 피해 보려는 눈물 나는 노력으로 이해하려고 해도 선을 넘어 보입니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표현은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다소 미흡하거나 석연치 않더라도 큰 문제가 아니면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것이 서로가 좋은 일이라는 말'로 쓰이고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이 문제도 이렇게 생각하는 듯 보입니다.

우리 국민은 '좋은 게 좋다'는 방식으로 엄중하고 공적인 국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좋은 게 아니라 어이없는 나쁜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직시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상호 시사톡톡 진행자

추천 뉴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