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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소멸 위기 지역 돕자" 고향 사랑 기부, 시작은 했지만···

◀앵커▶
소멸 위기의 지역을 돕기 위해 고향에 기부하면 세제 혜택과 함께 답례품을 주도록 한 고향사랑기부금법이 새해부터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지역에도 기부가 이어진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리는데요.

하지만, 아직은 절차나 관련 시스템에 부족한 점이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성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서성원 기자, 기부하시는 분들은 좀 있나요?


◀기자▶
고향 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이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면서 경북의 시·군에도 기부를 하는 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자체들은 1호 기부자나 고액 기부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앞다퉈 외부에 알리면서 분위기가 뜰 수 있도록 애쓰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시행 초기다 보니 활발하다~ 줄을 잇고 있다~ 이렇게까지 말하기는 힘들 것 같고요.

기부의 손길이 조금씩 이어지고 있다~ 이 정도로 말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앵커▶
지자체마다 2023년 얼마를 모으겠다~ 이런 목표도 있나요?

◀기자▶
대구와 인접해 있는 경북의 6개 시·군을 확인해보니, 인구 통계와 연구 자료 등을 바탕으로 1억 원에서 많게는 5억 원 정도를 2023년 목표액으로 잡고 있습니다.

법에는 이렇게 모은 돈을 사회적 취약 계층의 지원과 청소년의 보호·육성, 지역 주민의 문화·예술·보건 등의 증진, 시민 참여와 자원봉사 등 지역공동체 활성화 지원 등에 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테두리 안에서 지자체들이 세부 지원 사업을 발굴해야 하는데요.

그런데 제가 확인해 본 시·군들은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경산시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손윤호 징수과장으로부터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손윤호 경산시 징수과장▶
"(목표 모금액) 2억 원으로는 사업을 하기가 조금 어렵습니다. 최소한 10억 원 정도 적립되면 기금운용심의위원회에서 심의·의결을 거쳐서 지역 사업을 할 예정입니다."

그러니까, 2023년 목표액으로 고려하면 몇 년은 모아야 사회적 취약 계층 지원 등에 쓸 수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기부를 하는 시스템이 아직은 불안정하다는 얘기도 들려요.

◀기자▶
고향 사랑 기부는 고향사랑e음이라는 홈페이지를 통해서 하고 여기서 답례품도 선택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시행 초기라서 그런지 홈페이지가 불안정하다는 목소리가 기부를 하시려는 분들과 담당 공무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답례품 목록에 똑같은 제품이 두 개나 떠 있는 경우도 있을 정도입니다.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으면 절차가 까다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청도군에서 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나경 재무과장의 말 들어보시죠.

◀이나경 청도군 재무과장▶
"회원 가입을 하고 돈을 내가 얼마 내겠다 해도 다시 위택스 가서 돈을 납부하고, 영수증이 필요한 경우에는 홈택스 들어가서 영수증 출력을 해야 하는 등 절차상 많이 어렵고…"

◀앵커▶
직접 찾아가서 기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기자▶
농협은행을 찾아가서 기부금을 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런데 농협은행 창구에서 기부금을 내고 그 자리에서 답례품을 고를 수는 없습니다.

NH농협은행 청도 군청출장소 김기태 과장의 말 들어보시죠.

◀김기태 NH농협은행 청도 군청출장소 과장▶
"창구에서 바로 선택은 불가능하고요. 기부를 하시게 되면 아이디가 생성됩니다. 생성된 아이디 가지고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에 접속하셔서 적립된 포인트로 답례품 신청이 가능합니다."

게다 아직 고향 사랑 기부를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홍보 방법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고향사랑기부금법을 보면요.

지자체나 공무원이 개별적으로 전화나 편지, 문자를 하는 것, 그리고 각 가정을 방문을 하거나 향우회나 동창회 등 사적인 모임에 참석해서 적극적으로 기부를 권유하거나 독려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지자체마다 고향 사랑 기부 제도를 어떻게 알릴까, 기부 분위기를 어떻게 띄울까 고민이 큽니다.

소멸 위기의 지역 경제를 활성화해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고향사랑기부금법의 취지가 실현될 수 있도록 보다 세심한 관심과 보완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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