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13일 대구 와룡산의 한 저수지 빙판이 깨지며 10대 1명이 숨진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이 저수지에는 동네 주민과 아이들이 자주 오갔지만 지자체도 정부도 관리하지 않던 곳이었습니다.
사유지였고 농업용 시설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방치된 저수지들, 실태 파악과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다시 얼어붙은 저수지 표면에 깨진 자국이 그대로입니다.
주변에는 부러진 나뭇가지들이 나뒹굴고 낚싯대도 널려 있습니다.
빙판이 깨지며 물에 빠진 친구들이 서로 구조하던 흔적입니다.
주변에 구명줄이나 튜브, 조끼 같은 인명구조 장비는 없었습니다.
안전 펜스도, 금지 행위나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곳, 낚시꾼과 등산객이 많이 찾고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이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은 '누가 물에 빠지면 어떻게 구하나' 자주 불안했다고 말했습니다.
◀인근 주민▶
"안전 펜스 내지는 뭐 이렇게 좀 할 수 있잖아요. 만약에 물에 빠지면 구조장비라도 주변에 있으면··· 장비 있으면 애들도 건져요. 이번에는 그렇게 깊은 물이 아니기 때문에···"
등산로 초입에 있는 이 작은 저수지는 과거엔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데 썼지만 지금은 빗물을 흘려보내는 용으로 지자체가 따로 점검하지 않는 곳입니다.
사유지이기도 해서 농어촌공사의 관리 대상에서도 빠졌습니다.
사실상 방치된 시설인 겁니다.
사고가 난 저수지 바로 아래에도 기본적인 안전시설 없이 이렇게 방치된 저수지가 또 있습니다.
◀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대표▶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런 저수지나 아니면 개천··· 이런 부분 현황 관리를 하고 그 지역에 대해서는 최소한 안전 수칙이나 만약에 위급 상황이 됐을 때 구조할 수 있는 최소한 안전 장비를 배치해서···"
대구 달성군은 사고 현장에 출입 금지 현수막을 달고 안전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관내 모든 저수지에 대한 일제 점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