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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박정희는 광장 대신 박물관으로···홍준표 시장, 독선 걷어치워야"

대구시가 '박정희 대통령 기념 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습니다. 홍준표 시장은 3월 간부회의에서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대구도서관 안의 공원을 '박정희 공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두 곳에 각각 박정희 동상을 세우는 '박정희 기념 사업'을 2024년 안에 마무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입법 예고한 조례안은 이런 사업을 위한 근거가 되는 조례입니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박정희 우상화 사업 반대 범시민운동본부 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반대 의견서를 모으고 있습니다. 전국 1,300여 명이 제출한 반대 의견서 중 대구시민 889명의 의견서를 대구시에 제출했습니다. 또한 4월 1일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에서 "박정희 우상화 사업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는데요,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김찬수 4.9인혁열사계승사업회 이사장
오늘 아침 언론에서 박정희 우상화 사업에 반대하는 언론 기사를 봤습니다.

그리고 인혁당 사건의 희생자와 피해자 유가족들이 그런 박정희 우상화 사업에 반대한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저는 오늘 이날 이 자리에 4.9인혁재단의 이사장 자격으로 나와서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만 박정희 우상화 사업에 반대하는 거는 피해자로서의 반대가 아닙니다. 그래서 자칫하면 언론에서 박정희 정권 때 탄압받았던 사람들이 싫어한다, 그러면서 본의 아니게 이렇게 피해자들의 문제로 자칫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을 협소화하거나 또 이념 전쟁으로 가져가려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우리는 좀 경계를 해야 될 것 같고요.

그래서 기자님들 오늘 선거도 바쁜데 많이 오셨는데요.

길게 얘기하지 않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홍준표 시장께서 한반도의 3대 도시의 위상을 회복하고 자신이 즐겨 쓰는 대구 굴기를 이루려고 하면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지고 역사 굴기, 역사 바로 세우기를 하는 것으로부터 대구의 위상을 회복해야 합니다.

대구의 위상이 가장 높을 때는 바로 일제하에 항일 독립운동의 시기가 대구가 가장 전국적으로 유명했고 그야말로 3대 도시로의 명성을 가졌습니다.

2.28 민주 의거와 60년 4월 혁명 시기가 바로 대구의 민주주의 꽃이 피었던 시기이고, 전국적으로 정치와 경제의 주목을 받았던 시기가 바로 4월 혁명 시기입니다.

그것을 짓밟고 헌정을 찬탈해서 불법으로 수천 명의 민주 인사들을 반헌법적인 특별법으로 불법 구금, 구속, 심지어는 사형에 이르기까지 억압하고 군사독재의 길을 열었던 자가 바로 박정희입니다.

세상에는 할 일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습니다.

특히 정치나 행정의 영역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행정당국의 결정이 전체 시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이름 붙이는 것은 대구시의 문제가 아닙니다.

동대구역 광장이 특정 지자체의 개인의 소유물입니까?

국민 철도고 세계로 웅비해 나가는 미래의 통일 철도의 출발이 부산, 동대구, 대전, 서울이잖아요.

할 것을 해야 합니다. 홍준표 시장은 지금 당장 박정희 우상화 사업을 멈추십시오.

대구시의회는 시로부터 제출된 조례안을 즉각 폐기 처분하십시오.

그렇지 않습니까? 역사 앞에는 겸허해야 합니다.

우리 홍준표 시장님, 그 탁월한 자신감은 알겠는데 자신감도 부릴 때 부려야 합니다.

제가 20대 시절에 바로 이곳 경북대학교 옆에서 80년 서울의 봄 시절에 학생들이 박정희의 모교라고 하는 경북대 사범대학에 있는 박정희 흉상을 철거하기 위한 시위를 했습니다.

그 광경을 보고 저도 어쩌면 민주화 운동에 들어선 계기가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됩니까? 경북대학교 우리 경북대 학생들이 청년들이 철거하고자 했던 그런 박정희 흉상은 지금 경북대 박물관에 들어가 있습니다. 박정희는 광장으로 나가야 할 인물이 아니라 박물관으로 들어가서 역사의 냉엄한 평가 속에서 그 오욕과 영광과 그 부침을 국민들이 기억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홍준표 시장은 역사 앞에 오만하지 말고 독선을 걷어치우고 겸손해 주시기 바랍니다.

박정희 우상화 사업 반대한다, 감사합니다.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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