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통증 없이 치료를 완료하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마취'입니다. 성공적인 수술과 수술 이후, 환자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마취의 역할을 아주 중요한데요. 마취는 고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며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발전했다고 합니다. 익숙한 듯, 잘 알지 못하고 있는 마취에 대해 대구 가톨릭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김동혁 교수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동훈 MC]
사실 이 전신마취를 하다 보면 뇌도 나빠진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김동혁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맞습니다. 뇌가 나빠진다는 걱정을 특히 소아 수술을 앞둔 보호자들이 많이 걱정하는데요. 사실 이 마취 가스가 뇌 발달에는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도 있습니다. 특히 해마에 있는 치아이랑 과립세포라고 하는 세포가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발달 상태에 있는 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쥐 실험과 원숭이 실험 같은 동물 실험에는 좀 많이 밝혀져 있습니다. 당시 이 동물 실험의 결과들을 보면 뇌 조직에 손상이 가해졌다거나 행동 장애가 있었다거나 학습 능력에 장애를 받았다는 기록들이 있는데, 동물은 사람하고 다르죠. 동물에서 썼던 그 약재의 용량을 그대로 사람에게 쓸 수 없기 때문에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좀 어렵습니다.
주목할 만한 연구 몇 가지를 좀 소개해 드리면요. 호주에서 2018년도에 나온 논문으로 기억하는데요. 그 당시의 논문에는 48개월 전에 수술을 받았던 환아 3만 7천 명을 포함해서 23만 명의 데이터를, 우리나라 나이로 한 3학년쯤 되는 아이들의 성적을 조사한 결과가 있습니다. 당시 성적 결과를 보면 마취를 어릴 적에 경험했었던 아이들은 수학 성적은 34%, 읽기 성적은 23% 정도 뒤처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어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나온 데이터를 보면 2020년도에 나온 데이터로 기억하는데요. 1만 7천 명의 소아를 대상으로 대규모 연구를 하였는데, 48개월 이전에 마취를 경험했던 1.8%의 아이를 포함해서 두 소아 발달 단계에 큰 차이가 있는지를 비교했었습니다. 당시 연구 결과에 따르면 ADHD의 유병률에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되어 있고요. 청신경이라든가 시신경 같은 신경 발달에도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 당시에는 수술을 두 번 이상 받은 환아도 섞여 있었는데 그 환아들도 발달 상황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결론이 났었습니다.
저희가 이 마취약제는 몸에 들어가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빠지기 때문에 뇌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고 예상은 하지만, 미국 FDA에서는 3세 미만의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 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꼭 수술을 해야 한다면 최소한의 시간, 최소한의 횟수로 제한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구성 이규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