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도 위기의 태영건설이 기업 구조 개선,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대구와 경북에도 태영이 시공을 맡은 현장이 10곳 있는데, 이 가운데 한 곳에서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태영으로부터 하청받은 협력업체의 현금줄이 막히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문제는 태영뿐 아니라 다른 많은 건설업체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그렇다 보니 건설 현장 임금체불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워크아웃에 들어간 '태영' 관련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먼저, 손은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태영건설이 시공 중인 대구의 건설 현장입니다.
오는 11월 준공을 목표로 419세대 아파트를 짓고 있습니다.
골조의 절반도 올리지 않은 상태인데 콘크리트 거푸집 만드는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철근·콘크리트 공정을 하청받은 협력 업체가 자금난으로 공사를 더 진행하지 않기로 한 겁니다.
◀태영건설 협력업체 관계자▶
"현장을 세우는 게 오히려 그나마 노임에 대한 부담이나 장비 대금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그런 결론을 내게 됐고요."
협력 업체는 그동안 태영으로부터 인건비는 현금으로, 나머지 대금은 어음으로 받았습니다.
어음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자잿값 등을 매달 주는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태영이 인건비마저 어음으로 주고 어음을 담보로 한 대출이 막히면서 현금이 말라버린 겁니다.
당장 하루 160여 명의 현장 노동자들이 한 달 치 임금 11억 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태영건설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2월 말 돼서 나오니, 3월 말 돼서 나오니 그런 소리를 하니까,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람에게 이건 죽음인데…"
공사 대금 지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철근·콘크리트 공정뿐 아니라 다른 작업도 멈추기 일보 직전입니다.
공사가 멈추면서 설 명절을 코앞에 두고 일거리도 기약 없이 잃었습니다.
◀태영건설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일이 또 언제가 된다는 그런 계획이 잡힌 것 같으면 기대를 가지는데…일거리 자체가 없습니다, 대구에."
협력업체는 자구책을 찾고 있지만 원청인 태영건설의 어음 현금화 외에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태영건설은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 이른 시일 안에 밀린 어음을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대구고용노동청은 태영건설이 시공을 맡은 다른 현장에도 문제가 없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 그래픽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