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축장 폐쇄 절차 밟는 대구시
대구시는 12월 8일, 2024년 4월 1일 자로 북구 검단동에 있는 대구 축산물도매시장 폐쇄를 공고했습니다.
대구 축산물도매시장 사용을 지정받아 운영한 업체의 사용 기간이 2024년 3월 31일까지로, 기한 만료도 앞서 해당 업체에 고지했습니다.
대구시는 또한, 2023년 10월 중순에는 축산물도매시장 지정기간이 만료되어 4월부터 축산물도매시장과 도축장이 폐쇄되면 조례 존치 실효성이 상실된다면서 '대구시 도축장 설치 및 사용 조례 폐지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습니다.
대구 도축장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자체 소유로 운영이 돼 왔습니다.
대구시는 도축 물량 감소, 대구 농가 이용 감소는 물론 시설이 낡아 안전성 문제가 있고 개·보수 비용은 늘어나고 수익은 줄어들면서 재정 건전성도 나빠지는 등 공적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며 축산물도매시장과 도축장을 폐쇄하고 이 터를 도시철도 4호선 차량기지로 활용해 공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비규격돈 도축 차질··유예해 달라
하지만 경상북도와 양돈업계는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대구 도축장의 경우 대부분 물량이 돼지이고 그중 몸무게가 70~90kg인 규격돈보다 그 이상이거나 그 이하인 비규격돈 도축 비중이 더 큽니다.
그런데 대구 도축장이 문을 닫으면 특히 비규격돈, 덩치가 큰 어미돼지, 모돈 도축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경북에는 9개 도축장이 있는데 덩치가 큰 모돈 도축이 가능한 시설이 있는 곳은 고령 축산공판장이 유일합니다.
모돈 도축은 수익성이 낮아 수익성이 낮아서 전국 양돈농협 7곳 중 4곳만 농가 복지 차원에서 하고 있는데요. 경북과 가장 가까운 곳은 김해입니다.
김해로 모돈을 싣고 가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다른 도축장은 도축을 늘릴 여력이 없다고 난색을 보이고 있고요.
다른 지역 도매시장에서는 비규격돈 출하가 늘면 가격 하락 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같은 전염병이 발생하면 이동 중지, 제한 조처가 내려지는데요. 이럴 경우 다른 권역으로 이동과 도축이 불가하면 농가가 받는 타격도 크다는 겁니다.
양돈 업계와 경상북도는 대구시에 "시간을 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박종우 한돈협회 경북협의회 회장은 "대구시가 도축장 부분에는 지하철 차량 기지가 들어온다고 그러더라고요. 계획은 그렇지만 부지 설계 들어가고 또 업체 선정하고 하면 한 2~3년에 2~3년 내에는 힘들 것 아닙니까? 도축장에는 또 상인들이 26년 9월까지 계약이 돼 있습니다. 도축장이 있어야 그 상인들도 먹고 살 수 있는데…."라고 했습니다.
또, "얼마나 답답했으면 저희가 유예해 달라고 방문까지 하고 했겠습니까? 그런데 이의가 없어서 폐쇄한다고 공문이 왔어요. 대구 행정 글쎄요. 그거 완전 불통이잖아요."라며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사실상 폐쇄 수순··경상북도, 대응책 마련에도 유예 필요
그동안 대구에서 하루 200마리, 고령에서 50마리 정도 모돈을 도축해 왔습니다.
2024년 4월부터 고령에서 하루 100마리까지 늘리기로 했지만, 필요 물량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경상북도는 안동 봉화축협에 모돈 도축장 증설을 위한 국비 지원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국비 지원이 이뤄진다고 해도 시설 확충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의회에서 도축장 폐쇄 조례안을 통과시키지 않더라도 대구시가 운영 업체와 다시 계약을 맺지 않으면 사실상 폐쇄나 마찬가지여서 대응을 마련하고는 있습니다.
권오성 경상북도 축산정책과장은 "(폐쇄 유예를) 요구하지만 중단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저희가 따로 모돈 운송비하고 이런 것도 사업비를 이번에 세워서 대응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경상북도와 각 시·군은 당장 2024년부터 도축을 위한 모돈 운송 비용 지원 예산 11억 7천여만 원을 편성했습니다.
대체 도축장 마련 없이 대구시의 도축장과 축산물도매시장 운영 중단이 다가오면서 양돈업계의 혼란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대구시가 시의회에 낸 도축장 폐쇄 조례는 12월 13일 해당 상임위인 경제환경위원회에서 심의가 예정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