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경북 경산에 무소속 출마
'친박 감별사'로 불렸던 박근혜 정부 시절 실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무소속으로 경북 경산시에 출마합니다.
최 전 부총리는 1월 29일 경산시 선거관리위원회에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경산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산시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했습니다.
최 전 부총리는 "지난 2~3개월 동안 경산 15개 읍면동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시민께 인사를 올렸다. 많은 분이 이구동성으로 경산이 예전의 활기를 잃어버렸다며 걱정하신다. 고심을 거듭한 끝에 저의 마지막 남은 힘을 경산 발전을 위해 바치겠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습니다.
"격동의 시기, 정치 보복의 소용돌이 속에 어렵고 힘든 시간도 있었다. 하지만 대통령을 지키지 못하고 정권을 빼앗긴 저 자신을 책망하고 묵묵히 정치적 책임을 떠안았다"라며 박 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복당 신청이 아닌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로 한 이유를 묻는 말에 "국민의힘으로부터 공정한 경선 보장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친박계 좌장 출신으로 17대 국회부터 내리 4선을 한 최 전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로 복역하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2022년 12월 특별사면 받아 복권됐습니다.
2023년 말 경산에 전입신고를 한 뒤 경산 지역 행사에 참석하면서 재기를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북 경산시에는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으로 버티고 있고, 국민의힘의 조지연 전 대통령실 행정관과 류인학 수성대 강사, 진보당 남수정 예비후보가 등록을 마쳤습니다.
최 전 부총리는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본선에서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두현 의원이 당선되기 전까지 경산에서 연거푸 4선 의원을 지낸 것은 최 전 부총리가 처음으로 이번에 자리를 다시 꿰찰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김재원·유영하·조원진···친박계 인물, 잇달아 총선 시동 걸어
친박계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경북 군위·의성·청송·영덕 지역구에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했습니다.
지금도 박 전 대통령의 외부 행사에 밀착 수행을 담당한 '최측근' 유영하 변호사는 대구시 달서구 갑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또 다른 '친박'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대구시 달서구 병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자칭 타칭 친박계로 불리는 인사들이 총선에 나가기 위해 시동을 켜고 있습니다.
'한때 친박' 유승민 전 의원은 총선 불출마
한때 친박으로 불렸지만 '비박'으로 돌아선 유승민 전 국회의원은 2024년 4월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밝혔습니다.
유 전 의원은 1월 28일 자신의 SNS에 "당을 지키겠다. 공천 신청은 하지 않는다"는 글을 올리면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24년 전, 처음으로 야당이 된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이 당에 젊음을 바쳤고, 이 당이 옳은 길을 가길 항상 원했으며, 처음이나 지금이나 이 당에 누구보다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당은 특정인의 사당이 아니다. 정치가 공공선을 위해 존재하기를 바라는 민주공화국 시민들이 이 당의 진정한 주인이다. 이분들을 위한 정치를 해왔다고 자부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그동안 윤 대통령과 '윤핵관'으로 불리는 친윤 의원들을 향해 쓴소리를 해왔는데, '반윤'을 대표하며 앞으로 국민의힘 내 대권 주자로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 전 의원은 "오랜 시간 인내해 왔고 앞으로도 인내할 것이다. 우리 정치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복무하도록 남은 인생을 바치겠다"라고 자신의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2005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내며 한때 ‘친박 핵심’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나라당 원내대표 시절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 정부의 복지 정책을 비판하면서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