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대표하는 현대 미술작가인 '남춘모' 작가가 새롭게 선보이는 독특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민주화의 요구가 폭발한 대구 2·28 민주운동, 대만에도 민주화의 출발점으로 기록된 2.28 사건이 있었는데요,
대구와 대만 사진작가들이 공동작업으로 민주화의 기억을 함께 되돌아보는 의미 있는 사진전을 열고 있습니다.
이상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선 자체로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해오며 '선의 화가'로 불리는 남춘모 작가가 새롭게 시도한 대형설치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땅에 합성수지를 발라 굳힌 뒤 떼어내고 색을 더했습니다.
회화인 듯, 조각인 듯 독특한 느낌을 주는 작품들은 산비탈 고랑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자연에서 찾은 선을 간결화시켰습니다.
'선으로부터'라는 전시의 제목처럼 작가는 땅과 지구, 우주 본래 모습을 표현한 작품으로 '나는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김정 대구보건대 인당뮤지엄 부관장▶
"선에서 출발한 작가님의 작품세계가 어떻게 확장되고 변화하고 그리고 그 선들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공간, 그 공간에 들어서는 빛, 그리고 빛에 따라 살아 움직이는 작품의 모습까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이 밖에 입체의 선들을 겹쳐 만든 격자무늬 설치작품, 수십 개 모듈로 광할한 대지를 표현한 작품을 비롯해 드로잉, 조각, 회화 등 80여 점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첫 민주화운동으로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1960년 대구 2·28 민주운동.
이보다 13년 전인 1947년 2월 28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일어난 담배 행상 여인 구타 사건으로 불리는 2·28 사건은 대만 민주화의 출발점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대구 사진작가들로 구성된 사진기록연구소는 '2·28'과 '민주화'라는 두 나라의 공통적인 역사적 기억에 주목하며 대만 사진작가들과 함께 2.28이 남긴 상처와 성과, 과제에 대한 성찰을 작품에 담았습니다.
◀텐밍쟝 대만 사진작가▶
"작업을 마치니 힘들었던 마음이 해소되는 것 같습니다. 역사적 의미가 깊은 사건이니 잊지 말고 기억해 주길 희망합니다"
◀장용근 대구 사진기록연구소 소장▶
"우리가 교과서라든지 텍스트로만 2·28 운동에 대해서 접하다가 이걸 시각적으로 풀어내기가 쉽지 않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들이 이제 문화나 예술 같은 영역에서 많이 소비가 되어야 이렇게 시민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2.28에 관한 한국-대만 공동 사진전은 9월 27일까지 갤러리 토마, 갤러리 보나, 갤러리 문101에서 열립니다.
MBC NEWS 이상원입니다. (영상취재 장우현)